완화된 주택 특별공급 제도 들여다보니
20세 미만 자녀 셋이면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
올해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내 집 마련의 기회도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게다가 공급물량도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단지로 일반 분양 물량이 적어 인기 단지의 경우, 청약가점이 웬만큼 높지 않으면 당첨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만큼 신혼부부나 다자녀 가구 등은 특별공급 제도를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 특히 정부가 올 들어 신혼부부의 특별공급 자격 요건을 완화한 데 이어 3자녀 이상을 둔 다자녀 가구에 대한 특별공급 혜택도 더 많이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올해 분양시장에서 신혼부부이거나 세 자녀 이상을 둔 중장년층이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기가 한결 쉬워질 전망"이라며 "각자의 청약자격 요건에 맞는 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청약자격과 공급예정 물량 등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턱 낮춘 신혼부부용 주택
결혼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신혼부부라면 올 들어 문턱이 낮아진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결혼한 지 3년이 지나지 않고 아이를 한 명 이상 출산한 부부는 청약예금·부금, 청약저축 통장에 가입한 지 6개월이 지나면 1순위 자격을 얻는다. 아이가 없는 5년 이내의 신혼부부도 3순위로 특별분양에 참여할 수 있다. 기존에는 청약 가능한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2개월 이상이었다.
소득 기준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에서 100% 이하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가족 수가 3명인 신혼부부는 월평균 소득이 389만4709원(맞벌이 467만3651원) 이하이면 청약이 가능하고 가족 수가 4명인 신혼부부는 월 소득 427만6642원(맞벌이 513만1970원)까지 청약할 수 있다.
◆대가족은 세자녀·노부모 특별공급
미성년 자녀를 셋 이상 둔 무주택자에 대한 특별공급 조건도 대폭 낮추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자녀를 많이 둔 가구가 싼값에 주택을 쉽게 분양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는 현재 전체 공급주택의 3% 범위 안에서 공급하는 다자녀 가구에 대한 특별분양 물량을 소폭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다자녀 가구가 중도금을 대출받을 때 국민주택기금의 이자율을 더 낮게 적용하고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방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만 20세 미만의 자녀를 세 명 이상 둔 무주택 세대주라면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특별공급에 당첨된 경력이 있다면 청약 신청이 불가능하다.
부모를 모시고 생활하고 있다면 노부모 부양 우선공급을 이용해볼 만하다. 청약통장 1순위이면서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65세 이상의 직계존속이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부양하고 있는 경우에는 주택 공급 가구 수의 10% 범위 안에서 우선 청약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다만 위장전입 등 편법을 막기 위해 주민등록상에 노부모와 3년 이상 함께 등재돼 있어야 한다. 최근 인기가 많은 서울시의 재건축 장기전세(시프트)의 경우, 부양 기간에 상관없이 노부모 부양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국가유공자와 유족의 경우,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분양지역에 거주하고 3년 전까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으면 특별공급 대상이 된다. 아울러 3급 이상의 장애를 갖고 있는 무주택 세대주도 청약통장 없이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
◆85㎡ 이하 소형 주택 위주로 공급
특별공급이라도 청약 대상에 따라 주택의 종류가 달라진다. 우선 신혼부부용 주택을 받으려는 청약자는 공급면적 85㎡(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에 대해 분양 신청이 가능하다. 단지별로 공급물량이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85㎡ 이하 주택 물량의 최대 30%까지 신혼부부에게 배정하도록 돼 있다.
다자녀 가구는 민간·공공택지는 물론 주택 크기에 관계없이 분양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각 주택형의 전체 분양물량 가운데 3%까지만 특별 공급되기 때문에 중대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와 함께 노부모 부양 가족에게는 공공택지에 지어지는 공급면적 85㎡ 이하 주택만 전체 공급물량의 10%까지 우선적으로 분양한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인기 단지의 당첨 청약가점은 60점 이상인 경우가 많아 일반인은 청약 신청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분양가격은 일반분양가와 똑같은 만큼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 마련 계획 등도 꼼꼼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