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하락, 부동산 시장 영향은
정부가 5일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그동안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과 대형·고가 주택 위주로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공시가격은 올 상반기에 부과될 종합부동산세 등 주택 보유세의 부과 기준이 되는 만큼 향후 중대형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목된다.
우선 중대형 주택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형·고가 주택의 집값이 중소형 주택보다 하락폭이 컸던 이유 중 하나가 주택 보유세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는 점에서다.
실제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3㎡(전용면적)의 경우 지난해 477만원의 보유세를 냈고 삼성동 아이파크 269.4㎡는 무려 740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했다. 때문에 주택 보유자 입장에서도 앞으로 세 부담이 줄어들면서 가급적 싼 값에 급매물을 내놓기보다 향후 주택경기가 회복되기를 기다리겠다는 심리적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일단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매매할 때 내야 하는 세금 부담이 2년 전에 비해서 확실하게 낮아졌기 때문에 실물 경기만 뒷받침된다면 부동산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물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급 주택의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무리 세(稅) 부담이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세계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은행들이 주택담보 대출을 꺼리는 상황에서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집값 하락의 주된 요인이 세금 부담보다는 향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주택경기 침체가 빠른 시일 내에 되살아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닥터 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현 정부 부동산과 관련된 세금 제도를 사실상 원상 복귀시켜 놓았기 때문에 세금 관련 정책이 아닌 실물 경기 회복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