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양도소득세를 비롯한 '세제 합리화'를 거듭 강조, 귀추가 주목된다.
윤 장관은 3일 "관계부처,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부동산 세제를 조기에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치사를 통해 "지난해 양도소득세 제도 합리화, 종합부동산세 제도 개선 등 부동산세제 정상화를 추진한 바 있으나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를 다시 선언한 셈이다 앞서 윤 장관은 지난달 27일 장관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에서 양도세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 제일 좋은 세제는 가랑비에 옷젖는지 모르게 해야 이상적이다. 만약 저항이 있으면 조정해야 한다"며 "양도세 체제에 대해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MB) 대통령 정부 2기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윤 장관의 계속되는 부동산 규제완화 발언은, 그 동안 정부의 미분양 해소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보다 과감한 조치를 통해 부동산 거래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득은 줄어든 데다 중산층 이상의 경우 대부분 주식 펀드 등에 자금이 묶여 있는 등 소비 여력이 바닥난 상황인 만큼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통해서라도 "시중에 돈이 돌게 해야 한다"는 현실적 이해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 장관은 "과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에 투기억제 목적으로 마련된 세제로 인해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정부 재산소비세심의관, 세제총괄심의관, 세제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굵직한 조세제도를 입안한 '세제 전문가'인 윤 장관은 양도세 중과 완화 등 전면 개편 작업에 속도를 붙일 태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양도소득세 완화 방안으로 비업무용 부동산이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율을 낮추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현행 60%(부가세 포함시 66%)인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율을 40%로 내리거나, 2~5년 간 한시적으로 일반 소득세율인 6~35%(2010년 이후 6~33%)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1세대 3주택자 이상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도 일반 소득세율을 적용하거나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2주택 이상자에게 확대하는 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공익사업으로 토지 등을 양도한 이주대책 대상자가 분양받은 이주택지를 분양계약일로부터 1년 이내에 팔 경우 세액의 70%를 감면하는 방안과 군사기지나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땅을 파는 경우 양도세를 30∼50% 깎아주는 조치 등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1970년대 토목공사식의 낡아빠진 정책"이라며 "이런 방식으로는 경제위기도 극복하지 못하고 엄청난 재앙만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은 "강남 지역이 재개발 기대의 붐을 타고 벌써 아파트 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투기지역 해제 등은 다소 성급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도 반발하고 나섰다. 토지정의시민연대는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 돼 시장이 정상화되고 경기가 살아나게 하려면 부동산 거품을 지금보다 더 빼야만 한다"며 "섣부른 부동산 규제완화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