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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Close up] 강남 아파트값 '꿈틀'… 바닥 쳤을까?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09.02.24 03:18

'펜트하우스' 등 고가 아파트 분양도 잇단 성공
전문가들 "최근 거래 '뚝'… 다시 하락 가능성"

가파른 집값 하락세에 침체를 거듭하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위주로 집값이 급등하는가 하면 임대보증금만 15억~25억원인 임대주택에 수백명이 몰려 청약이 마감됐다. 지난해 집값이 더 크게 떨어지며 수요자들에게 외면받았던 인기 주거지역의 대형·고가 주택들이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부동산 투자자들은 "주택가격이 '바닥'(최저점)을 확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주택경기가 살아났다고 보기는 아직 힘들다"고 진단한다.

◆고가·대형 아파트 수요 부쩍 늘어

금호건설이 서울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에 215~332㎡(65~100평) 규모의 고급 임대아파트로 짓고 있는 '한남 더 힐'은 지난주 청약에서 예상 밖의 높은 인기를 모았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4.3대 1. 특히 임대보증금만 25억원이 넘는 펜트하우스(332㎡·12가구 모집)에는 616명이 몰려 5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실시된 다른 아파트 분양에서도 대형·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두드러졌다. 지난 20일 청약을 마감한 '청라 웰카운티'의 경우 217㎡(65평)와 210㎡(63평) 대형주택은 각각 1·2순위에 모두 마감됐다. 지난달 공급된 '판교 푸르지오그랑블' 역시 171㎡(52평·120가구 모집) 주택에 무려 3837명이 청약을 신청해 3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매매도 눈에 띄게 늘고 가격은 급등했다. 작년 말 8억1500만원에 거래됐던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112㎡(34평)의 최근 매도가격은 10억6900만원. 한달여 만에 2억원 이상 올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31평) 역시 지난달 7억4000만~7억5000만원에서 8억3500만~8억8000만원으로 뛰었고, 개포동 주공1단지 51㎡(15평형)도 작년 말보다 최고 2억8500만원이 오른 9억원에 거래됐다.

◆"지역에 따라 가격 차별화 심해질 것"

전문가들은 최근 고가 주택의 분양 성공과 재건축아파트 가격 급등만으로 주택 경기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기 힘들다고 분석하고 있다. 재건축 규제 완화, 한강변 초고층 허용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여유자금을 갖고 있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일부 투자 심리가 되살아났지만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다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재건축아파트 값이 2006년 말 고점 대비 80% 수준까지 급등한 후 최근 2주간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매수자들의 문의가 줄고 거래가 뚝 끊겼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강남의 급매물을 노리는 실수요는 여전히 있고 경기 침체로 인해 집값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도 높은 만큼 강남 집값은 작년 12월의 저점과 최근의 고점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주택가격은 전반적인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은 "경기 침체에 타격을 입는 지방의 집값은 더 크게 떨어지는 반면 서울 강남 등 고급 아파트는 수요가 꾸준히 몰려 현 수준에서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라며 "강남지역 안에서도 한강변이나 재건축단지와 나머지 아파트들로 나뉘는 '가격 양극화'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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