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하나로 공공주택과 민영주택을 모두 청약할 수 있는 '주택청약종합저축'(종합저축)이 4월부터 등장한다. 지금까지 청약저축, 청약 예·부금으로 나눠져 있던 주택청약 관련 통장이 하나로 합쳐진 통장이 출현하는 것이다. 또 기존의 통장도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는 것이어서 주택 수요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할 시점이다.

지금까지는 85㎡ 이하 공공주택에 청약하기 위해서는 청약저축을, 민영주택에 청약하기 위해 청약예금·부금을 따로 가입해야 했다. 또 청약저축은 만 20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만,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은 만 2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종합저축은 이런 제한이 모두 사라졌다.

하지만 부양가족 수·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을 따지는 '청약가점제'는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우선 기존 통장을 장기간 갖고 있는 경우에는 종합통장으로 전환하는 것보다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낫다. 종합통장으로 전환할 경우 그동안 쌓아 왔던 납입횟수와 청약가점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통장에 가입한 기간이 6개월 안팎일 경우 종합 통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또 종합통장은 '1가구 1통장'이 아닌 '1인 1통장'의 개념이다. 부모, 자녀, 노부모가 모두 청약통장과 종합저축에 가입해 상황에 따라 가점이 높은 통장을 활용해 청약에 나설 수도 있다. 또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가족의 종합통장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전략도 있을 수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종합통장과 기존 통장은 공통적으로 무주택 기간, 부양 가족 수 등은 중요한 가점 요인이 된다"며 "소형 평수 공공주택을 원할 때는 오래된 청약저축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부모 중 한 명이 오래된 청약통장을 갖고 있다면 자녀 명의로 종합통장에 가입할 수도 있다. 종합저축은 민법상 미성년자(만 20살 미만)도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청약저축과 다른 점이다.

미성년자는 통장 가입을 할 수 있지만 20살이 되기 전까지는 청약은 할 수 없다. 납입 횟수가 아무리 많아도 만 20살까지는 24회(2년·최고 1200만원)까지만 납입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18세 이전에 통장에 가입해 23살만 되면 가입기간 5년이 돼 1순위에 들기 때문에 일찍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부부 공동명의로 이미 주택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두 사람 모두 무주택자가 아니기 때문에 종합통장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이영진 이사는 "주택 수요자가 무주택 기간, 가족 수, 소득수준, 원하는 주택 유형을 꼼꼼히 따져 통장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