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사업이 시작된 지난 1994년 이후 시행·시공사들의 잦은 부도와 부실채권 문제 등으로 표류해 왔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 개발 사업이 고급 임대주택 '한남 더 힐'로 다음 주에 공급된다.
'한남 더 힐'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분양주택이 아닌 분양전환 고급 임대아파트라는 점이다. 즉, 아파트 청약 당첨자가 곧바로 소유하는 게 아니라 5년간 임차인으로 거주한 뒤 분양으로 전환하는 것. 다만 입주 후 2년6개월이 지난 뒤부터는 임차인과 시행사가 합의할 경우에도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이때 아파트 분양 가격은 시행사와 임차인이 각각 선정한 감정평가사 평가액의 평균으로 정해진다. 또 임차인이 입주 후 5년이 지난 뒤 분양 전환을 포기할 경우에는 임대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남 더 힐'은 대지 11만1511㎡에 3~12층 높이의 32개동, 총 600가구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임대주택 물량은 대형 평형인 215~332㎡(65~100평)형 467가구. 이들 주택에 대한 청약 신청은 오는 16~17일 이틀간 받는다. 신청 자격은 만 20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가입에 상관없이 누구나 가능하다. 임대보증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3.3㎡당 2000만~25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 주택당 임대보증금은 최소 13억원에서 최대 25억원까지 될 전망.
그러나 소형평형의무비율로 인해 지어지는 나머지 87㎡(26평)형 133가구는 올 하반기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일반분양 아파트로 공급될 예정이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한남 더 힐'에는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전력과 냉난방에 활용하는 등 에너지 절감·친환경 시스템이 적용됐다"면서 "임대주택인 만큼 임차인이 취·등록세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주택 보유 관련 세금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