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전세보다 비싸 서민 부담
장기전세주택 인기에 밀려 '찬밥'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임대 주택이 제도의 특성과 공급가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임대주택의 고급화와 다양화 차원에서 공급된 10년 임대 주택은 최근 임대료가 비싸다는 평가와 함께 '찬밥' 신세로 전락한 반면,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입지여건 등의 영향으로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중대형 임대주택 가격이 주변 전세금보다 비싸
오는 10일 청약에 들어가는 판교신도시 10년 공공임대 아파트의 경우 최근 임대가격이 주변 아파트 전세 시장보다 높다는 지적과 함께 청약에서 큰 인기를 끌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한주택공사는 최근 판교신도시 중대형 공공임대에 대해 공급면적 125㎡의 경우 보증금 1억7150만원에 월 65만원, 145㎡는 보증금이 1억8971만원에 월 71만원으로 임대료를 책정했다.
이는 지난 2006년에 공급한 민영 임대 아파트 가격의 90% 수준. 그러나 지난해 집값이 크게 하락한 인근의 분당신도시나 최근 입주를 시작한 판교신도시 전·월세 가격보다 오히려 비싸다는 평가다. 실제 분당 서현동 A아파트 126㎡는 보증금이 1억7015만원일 경우, 월세가 50만원 선이고 구미동 B아파트의 전세금은 1억8000만원으로 공공 임대의 보증금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판교신도시 내 109㎡ 아파트의 전세금 역시 동판교는 1억6000만원, 서판교는 1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분당의 한 공인중개사는 "월세 10만원을 보증금 1000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공공 임대 125㎡의 임대료는 전세금 2억3650만원인 아파트와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판교신도시의 대방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현재 책정된 공공임대 가격은 서울 잠실 아파트 시세에 육박할 정도여서 무주택 서민층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다"며 "10년 뒤 분양으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그때의 평가액에 따라 분양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입주자들에게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전세주택은 청약자들에게 큰 인기
서울시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역세권 등 도심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는 데다 시프트에 살면서도 청약통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료도 주변 전세금의 80% 수준으로 전세기간을 최대 20년까지 보장할 뿐 아니라 임대료 상승도 연 5%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7년 첫 공급된 장지지구 59㎡는 9.3대1의 경쟁률을 보였고 올해 초에 공급된 '서울숲아이파크' 84㎡는 11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올해 총 3328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우선 이번 달에는 강동구 강일지구 5·7단지에서 첫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총 6410가구로 이뤄진 강일지구에서의 전체 시프트 물량은 1652가구. 최근 서초구에서 입주가 시작된 '반포 자이'에서도 419가구가 2월 공급된다. 지하철 3·7호선 고속터미널역이 가깝고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이 오는 5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또 바로 옆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266가구를 5월에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올 하반기에는 강동구 고덕동에서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아이파크' 255가구를 청약받을 계획이다.
시프트는 SH공사가 직접 건설해 공급하는 '건설형'과 재건축아파트의 일부를 매입해 공급하는 '재건축 매입형'으로 나뉜다. 특히 재건축 매입형은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접수가 가능하고 ▲무주택세대주 기간 ▲서울시 거주기간 ▲세대주 나이 ▲부양가족 수 등을 점수화해 입주자를 선정한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시프트 역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주변의 전세금 하락 등으로 손해 볼 수도 있다"며 "청약 요건을 꼼꼼히 따져 개인의 경제적 능력에 맞는 주택형을 골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임대 주택
공공임대는 주변시세보다 싼 임대가격에 10년간 거주한 뒤 이를 분양 전환해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분양 전환가격은 지방자치단체가 선정한 감정평가회사들의 평균 감정가로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