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주택 수요 더 위축될듯
올해 상반기까지 서울 강북과 경기북부, 인천 지역은 대체적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지방과 버블세븐 지역은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몰락한 후 세계 금융 시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우리나라에도 9월 이후 버블세븐지역의 급락과 함께 상반기에 상승세를 유지하던 지역들마저 가격 하락세가 나타났다. 거의 전국 전체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하락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전세 가격도 크게 하락하면서 역전세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상가 및 토지 부문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은 외환위기와 원인이 다르다고 평가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의 전방위 가격 하락 현상은 외형상 유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렇게 단 몇 개월 만에 시장이 급변한 것은 미국에서부터 비롯된 부동산 버블 붕괴와 신용 위기가 선진국 및 개도국에까지 확산된 것이 주 원인이지만 국내 부동산 시장의 내재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당시 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도 2001년 이후 저금리 시기 동안 수요가 크게 부풀려져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일부 지역의 경우 투자가 몰리면서 상당 규모의 대출을 받지 않고서는 구입할 수 없는 가격으로까지 치솟았다. 때문에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소폭의 금리 상승도 가격 하락의 기폭제가 됐다. 이는 가격 상승률이 높았고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지역의 최근 가격 하락률이 더 컸다는 사실로 알 수 있다. 기타 지역들은 몇 년 동안 가격 조정을 받았고 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하락폭이 크지 않다.
여기까지가 올해 상황이다. 내년 경제 전망은 경제 관련 각 기관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률이 더욱 떨어지고 있고, 향후에도 하향 전망치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자산 디플레이션(가치 하락)으로 인한 소비 감소와 급격한 수출 감소로 내년 경제 전망에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제 기업 부실과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소득 감소나 실업 증가가 예상된다. 구조조정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크게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이고, 소득 감소가 이어지면 주택 수요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및 세금 감면 정책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제 침체 전망으로 인해 효과를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다. 또 급격한 하락 뒤에는 일정기간 약보합기를 거칠 전망이다. 하반기 이후에는 가격 하락폭이 다소 둔화되면서 안정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 대책의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을 통해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는 해소돼야 하는데, 하반기 이후에도 주택담보대출이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가격 하락이 지속될 수 있다. 기존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면서 점진적으로 수요를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2010년 이후에는 올해 급격히 분양이 줄어든 여파로 입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부동산 가격 회복은 그 동안 낮아진 가격 매력 부각, 입주량 부족과 거시 경제의 회복에 따른 구매력 증가 등이 결합되어야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조건은 2010년쯤에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