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부동산투자운용 아시아본부 대표 리처드 프라이스
"부동산 시장이 향후 6~9개월 동안은 거래가 줄며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택 가격은 변동성이 커 당분간 하락세가 예상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ING부동산투자운용(REIM·Real Estate Investment Management) 아시아본부 리처드 프라이스<사진>(Richard Price) 대표는 "지금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시장 환경은 바뀌어 있을 것"이라며 향후 시장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그동안 합리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 투자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계 금융회사인 ING부동산투자운용은 세계 22개국에서 2000여명의 직원이 총 1137억 달러(164조4670억원·지난 6월 말 현재)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의 부동산투자회사이다. 다음은 리처드 대표와의 일문일답.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시장 환경에 굉장한 변화가 일어났다. 올 상반기 아시아 부동산 시장은 미국·영국 등과 달리 잘 버텼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미국의 주택가격 급락과 비슷한 양상을 띠며 매도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지난날 공급 과잉으로 하락했지만 지금은 금융 위기에 따른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투기 목적으로 너무 많이 지어진 것이 아니므로 경기 회복과 함께 다시 살아날 것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도 과도한 거품이 있다고 보는가.
"저금리와 금융회사의 대출 확대 등으로 자산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주택경기 침체는 미국보다 1년~1년 6개월 뒤에 나타나고 있어 시장 침체도 앞으로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부동산을 처분하고 한국을 떠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금은 여건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리먼브러더스와 같이 파산하거나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경우, 채권을 확보하려고 자산 매각을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ING와 같이 자금 여력이 충분한 투자회사들은 한국에 계속 투자할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나.
"앞으로 6~9개월 동안은 시장이 상당히 위축될 것이다. 그러나 내년 하반기부터 투자 기회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유동성이 회복되고 금리가 안정되면 자금 순환이 활발해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다시 살아날 것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계획은.
"위기 상황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모든 투자에서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안정적인 경제 발전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본다. 따라서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기업체들이 내 놓는 부동산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