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 치 앞도 못보는 주택시장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08.10.24 03:43

내 집 마련 어떻게 하나

주택 시장이 갈수록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가 잇단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침체로 거래는 끊기고 가격 하락폭은 점점 커져가는 양상이다.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 전체가 악화일로로만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수도권에 공급된 일부 단지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적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침체된 주택 시장 속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했거나 청약에 선전한 아파트. 이들 단지의 특징과 향후 투자 전략을 짚어본다.

조선일보DB

■수요자 시선 사로잡는 아파트

아파트 미분양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청약에서 인기를 끈 단지들도 적지 않다. 최근 분양한 단지들 중에 광교신도시 '참누리아파트', 서울 방화동의 '강서3차 센트레빌', 인천 청라지구의 '서해그랑블'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 단지는 뛰어난 입지조건과 낮은 분양가, 소형 주택 등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시선을 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경기 광교신도시에 짓는 '참누리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1260만원(112㎡ 기준)으로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런데도 1순위 청약에서 최고 22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신도시들 가운데 판교신도시 다음으로 입지가 좋은 데다 광교신도시의 첫 분양으로 예비 청약자들의 기대심리가 모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고 45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강서3차 센트레빌'은 저렴한 분양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분양가격은 3.3㎡당 1300만원. 서울 도심에서 더 멀리 떨어진 김포 고촌지구나 인근의 입주 5년차 아파트 가격이 3.3㎡당 13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청약자들이 판단한 것이다.

서울 도심의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들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최근 분양한 성북구 석관동 '신동아파밀리에' 81㎡는 지난 14일 1순위 청약에서 2.2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110㎡는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성동구 송정동 '서울숲 아이파크'도 1순위 접수에서 112㎡는 미달됐지만 전용 60㎡ 이하는 마감됐다.

임대 아파트에 대한 인기도 크게 늘었다. 대한주택공사가 최근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분양한 10년 공공임대아파트는 474가구 모집에 1721명이 신청, 평균 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당장 내 집 마련에 투자하기보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 아파트에 살면서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단지·대형 아파트가 하락 주도

반면, 아파트 가격이 2007년 연초 이후 20% 이상 크게 떨어진 단지들에서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우선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일수록 최근 하락폭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주변에 상가·학교·도로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어 주택 가격 상승기에 더 크게 올랐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 '닥터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단지 규모가 큰 만큼 매물량도 많아 빨리 처분하려는 집주인들이 집값을 경쟁적으로 내리면서 더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날 부동산시장 활황기에 가격이 급등했던 대형·고가 아파트들의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정부의 대출규제와 고금리 여파로 수요자들의 자금 여력이 줄어들면서 값비싼 대형 아파트에 대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까닭이다. 아파트값이 급등할 당시 무리하게 대출 받아 집을 구입했던 투자자들이 가파르게 오른 금리에 대한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집값이 떨어진 것도 이유.

정부가 새롭게 공급하는 신도시 아파트들도 인근에 위치한 경기도 용인과 분당·동탄신도시 아파트 값을 떨어뜨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인근 지역에 조성되는 판교·광교·송파·동탄2 신도시들이 분양가 상한제로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에 새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시선이 더욱 싸늘해진 것이다.


■시세 더 하락할지는 예측 불능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택 경기는 전 세계 실물경제와 맞물려 있는 만큼 향후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물론 현 시세가 바닥인지, 더 하락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도 어렵다. 게다가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경제가 불안한 만큼 내 집 마련 시기를 가급적 늦추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만, 실수요자라면 자신의 자금 여력 등을 고려하면서 매입 시기를 신중히 고민해야 할 시점으로 볼 수도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아직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국내 경기 침체도 심각한 만큼 무리한 구입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내 집 마련이 시급한 실수요자라면 급매물이나 경매시장을 통해 시세보다 10% 이상 낮은 주택을 노리는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이달 말 입주 '올림픽파크포레온', 예비입주자 호평 커뮤니티 시설 어떻길래
공사 중단 위기 '장위 4구역'…공사비 갈등 봉합 앞뒀다
용산 사옥까지 옮기는 HDC현산, 노원에 랜드마크 아파트 짓는다 | 서울원아이파크
우량임차인이라던 병원도 문 닫는다…메디컬 상가 투자, 안정적 수익 내려면
여의도 대교, 통합심의 접수…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 목전

오늘의 땅집GO

이달 말 입주'올림픽파크포레온', 예비입주자 호평 커뮤니티 시설
용산 사옥까지 옮기는 HDC현산, 노원에 랜드마크 아파트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