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더 큰 집으로 옮기고 싶은데… 지금이 기회?

뉴스 탁상훈 기자
입력 2008.10.10 03:14

집값 급락기 주택 마련 전략
①값 내린 고가 아파트 매물 양도세 면제 기준 상향 조정
②자금 여력 되면 집 넓혀볼까 소형과 중대형 가격차이 줄어
③실거래가 이하의 경매 물건 불황으로 경매 처분 주택 늘어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주택 시장도 점점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하지만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단지들이 적지 않게 나오면서 바닥권에 근접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9일 한국은행이 전세계 중앙은행들과 보조를 맞춰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향후 대출을 낀 주택 구입자들의 부담이 계속 줄어들지 여부도 변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주택은 투자 상품인 동시에 사람들의 거주용 수단이라는 필수품 성격이 있는 만큼 가격이 무한정 하락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IMF보고서에 따르면 1970~2002년 선진국 14개국에서 20번의 주택가격 급락(Crash)현상이 발생했으며 정점 대비 30% 정도 주택가격이 하락했다. 현 시세가 바닥인지 판단하긴 어렵지만 실수요자라면 자신의 자금 여력 등에 비춰 가장 근접한 구입 시점을 고민하기 시작해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고려해볼 만한 '집값 급락기를 활용한 주택 마련 (혹은 갈아타기) 전략'을 알아보자.

◆양도세 면제 기준 조정 매물을 노려라= 정부의 시행령 공포에 따라 지난 7일부터 1가구1주택자의 양도세 면제 기준이 매도가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 '9·1세제 개편안'에서 예고된 조치가 실행된 것. 이에 따라 양도세를 몇 천만원씩 아끼게 된 고가(高價)의 1가구1주택 장기 보유자 가운데 일부가 9월 말보다 싼 가격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가령 서울 대치동 A아파트 102㎡는 9억원 안팎에 거래됐으나 7일 이후 8억5000만원까지 값을 내린 매물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B아파트 112㎡형 시세는 8억5000만원 정도지만 이번 주 8억2000만원에 팔아달라는 주문이 중개업소에 접수됐다. 또 9억원 넘는 아파트도 자동으로 양도세가 줄어드는 만큼, 매도호가가 하락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 늘봄부동산 김상열 사장은 "주택 경기가 좋으면 이런 일이 안 일어나겠지만 요즘은 워낙 집이 안 팔리다 보니 일부 다급한 집 주인들이 세금 절약분 정도만큼 매도 호가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어차피 이런 급매물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급매물이 거래된 이후에는 매도·매수자 간 힘겨루기 등 잠시나마 거래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으로 갈아타볼까= 자금 여력이 되고 언젠가 중대형으로 옮겨 타겠다는 생각을 가진 소형 주택 소유자라면 요즘 시장을 주목해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근 시장에서 중소형 아파트와 대형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조금씩이나마 줄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 중소형(전용 85㎡이하)과 대형(전용 85㎡초과) 아파트의 3.3㎡당 가격 격차는 1월(808만원)부터 계속 감소, 9월엔 693만원까지 좁혀졌다. 대출 어려움과 경기 불황으로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인 여파다. 실제 올 들어 양쪽 간 가격 변동을 보면 중소형 아파트 집값은 올 초에 비해 평균 3834만원 오른 반면, 중대형은 평균 513만원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중대형의 경우 불경기가 끝나고 나면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완화의 매력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실수요자라면 넓은 주택형으로 갈아타는 시점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경매 시장에도 관심을= 요즘 법원 경매에 가면 서울 강남권 아파트도 저가에 경매 물건으로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 불황으로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거나 사업이 부도나면서 경매 처분되는 주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인기 지역 매물이라도 의외로 중개업소 거래가 이하에서 매입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112㎡형이 시세를 밑도는 8억2000만원대에 낙찰됐고, 타워팰리스 같은 고가 매물도 감정가 대비 25% 이상 하락한 가격에 주인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국내 경기 침체도 심각한 만큼 무리한 구입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집값 추가 하락 여부를 면밀히 살피는 동시에 자신의 자금 여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실수요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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