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급등과 급락은 일본과 미국에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IMF보고서(When bubbles bust)에 따르면 1970~2002년 선진국 14개국에서 20번의 주택가격 급락(Crash)현상이 발생했으며 정점 대비 30% 정도 주택가격이 하락했다. 하락기는 평균 4년 정도 지속됐다. 주택가격이 급락한 국가에서는 주택담보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가 동시에 발생해 다시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악순환이 벌어졌다.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정부가 적기에 공적 자금 투입과 금융 기관 구조 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불황이 장기화됐다. 집값은 지금도 91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 정도로 극심한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반면 일본과 비슷한 시기에 부동산 가격 급락이 발생한 스웨덴의 경우, 비교적 위기를 잘 극복한 사례이다. 스웨덴의 경우, 85년 금융규제가 완화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1990년에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다. 당시 스웨덴도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 금리가 치솟고 5개 은행이 파산 상태에 빠졌다. 주요 지역의 집값은 18개월 만에 50~60% 폭락했다. 당시 스웨덴 정부가 공적자금을 조성, 신속하게 금융기관의 부실을 털어내면서 시장을 정상화시켰다. 집값 급락과 금융 위기가 발생한 미국이 신속하게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것도 일본에서 배운 교훈 덕분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위원은 "일본은 구조조정이 늦어진 데다 고령화로 인한 주택 수요감소 등이 겹치면서 위기가 발생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주택시장이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일본식 침체를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조기에 대응하는 만큼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성대 이용만 교수는 "집값이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미분양 주택이 팔려야 하는데, 이 기간이 보통 4년 소요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신용경색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영국·아일랜드·스페인·중국의 주택가격 동반 하락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부 거시경제학자들은 부동산에서 시작한 금융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공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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