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파트 분양 '극과 극' 심화

뉴스 탁상훈 기자
입력 2008.09.16 03:38

'8·21 대책 수혜' 서울은 높은 청약률
수도권 외곽·지방, 미달사태
인기 거주지역은 계속 상승 광교·판교 연말 물량 주목

정부의 새 부동산 정책 영향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21 대책'과 '9·1 세제 개편안' 등 새 정책 시행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서울 지역 아파트들은 비교적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반면, 외곽의 수도권·지방 아파트들의 미달 사태는 가속화되고 있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팀장은 "정부의 1주택 장기 보유자 양도세 우대와 이를 위한 실거주 강화 조치로, 서울 등 실제 거주하기 좋은 지역의 신규 아파트 인기는 더 올라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역 간 차이 더 벌어지나

이달 들어 분양 시장에선 서울 지역 아파트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초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서초동 '래미안 서초 스위트'의 경우 일반 분양된 2개 주택형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80.1㎡는 63가구 모집에 115명이 청약 신청을 했고, 112.7㎡는 5가구 분양에 29명이 몰렸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분양가가 3.3㎡당 2600만~2900만원이고, 입주까지 5개월도 안 남은 후(後)분양제 아파트였음에도 청약자가 몰렸다"며 "최근 정부 정책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5일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은평구의 은평뉴타운 잔여분 역시 644가구 청약에 3992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6.19대1을 나타내는 등 높은 인기를 모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적은 지역의 경우엔 상황이 달랐다. 김포신도시에서 첫 공급된 우남퍼스트빌 아파트는 신도시라는 이점에다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완화(7년→3년)라는 혜택에도 불구하고, 1193가구 모집에 40%가량이 미달됐다. 대전 '서남부신도시 한라비발디(752가구)'도 모집 가구 수의 23%가 미달됐다. 이들 지역은 당초 올해 하반기 신규 유망 분양 지역으로 꼽히면서 인기몰이가 기대됐던 곳이다.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정책 여파 등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최근 문을 연 한 모델하우스의 모습. /조선일보 DB

◆작거나 틈새여야만 통한다(?)

외곽의 아파트들은 특히 평형이 클수록 미달 물량이 많이 나고 있다. 우남퍼스트빌의 경우, 전체 7개 주택형 가운데 128.9㎡와 129.2㎡만 마감됐을 뿐 이보다 큰 나머지 5개 주택형은 모두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대전 한라비발디도 132~134㎡만 3순위에서 마감되고, 159~163㎡는 34~122가구씩 미달됐다.

경기도 용인시에서 공급된 226~290㎡로 구성된 '용인동백SK아펠바움E7타운하우스'는 아예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정부 정책으로 인해 수도권 주택, 그 중에서도 특히 자금 부담이 큰 대형 평형의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틈새 상품'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인천 송도에서 공급된 오피스텔 '커낼워크'의 경우, 445실 공급에 평균 190대1의 청약경쟁률로 마감되고, 약 90%의 계약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9월 22일부터 시작하는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 제한 적용을 받기 직전 물량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인기 단지 공급이 봇물을 이루는 연말 분양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월에는 경기도가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광교신도시에서 첫 아파트 공급이 시작되고, 11월에는 판교신도시의 마지막 분양 물량인 대우건설 물량도 입주자를 모집한다. 하지만 정부 정책 변수에다 분양가도 예상만큼 낮지 않을 전망이다.

광교신도시에서 처음 아파트를 공급하는 울트라건설은 3.3㎡당 평균 1280만~1300만원에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정보업체 CLK 장영호 사장은 "청약자들이 이젠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인구가 적은 곳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일수록 가격이나 평면 구성에 있어서 차별화되지 않는다면 분양에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주택 시장도 이런 분양 시장의 흐름을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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