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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낀 부동산 시장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길은?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08.07.22 03:05

스태그플레이션 속 투자 전략
1가구 1주택자 힘들어도 팔지 말고 버틸 것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적은 집부터 처분
내집 마련 경매·급매물 등 싼 물건 노려야

최근 국내·외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stagf lation·경기하강 속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택·부동산 시장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13만 가구에 육박하고 서울 강남 재건축을 비롯한 고가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유가, 고금리,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주택 수요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가 갈수록 침체돼 가는 상황에서 주택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경기의 하강 곡선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다만 현 상황을 잘 활용한다면 내집 마련과 투자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상황별 부동산 투자 전략.



조선일보 DB

■"대출부담 큰 다가구자, 주택 처분해야"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와 다주택 보유자로 나눠 전략을 짜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주택 소유자들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은 하반기에 쏟아지는 각종 보유세와 연 9%까지 치솟은 대출 금리. 그러나 1가구 1주택자가 지금 집을 처분하면 다시 내 집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만큼 당장은 힘들더라도 참고 버티는 게 좋다는 것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종합부동산세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제출된 만큼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가 굳이 집을 서둘러 팔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도 가능하면 당분간 보유할 것을 권했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 신호를 보낸 만큼 조합원이 지불해야 하는 분담금이 현재보다 감소할 여지가 있다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다주택자는 주택경기의 장기 침체를 대비해 양도소득세 부담이 적은 집부터 처분, 현금 자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오면 경기 침체→소득 감소→물가 상승→구매력 약화→부동산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2~3년 전 주택가격 상승기에 무리하게 대출 받아 투자한 경우에는 지방이나 환금성이 떨어지는 주택부터 처분하는 게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내 집 마련… 저가에 개발호재 단지 공략을"

대다수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시장이 그리 낙관적이지 못한 만큼 주택 구입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집값이 더 떨어지고 대출금리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서둘러 내 집을 마련하다 금융비용 부담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규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집값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거나 향후 개발호재 등으로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을 집중 공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존 주택이라면, 본인이 원하는 매물을 정한 뒤 시간을 넉넉히 갖고 가격이 좀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 세부 전략으로는 경매나 급매물을 이용해 시세보다 10~20% 싼 물건을 노리라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강북 아파트는 아직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이주수요가 발생하면 중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하지만 상반기처럼 가격이 급등하지 않을 것이므로, 실수요 차원에서 역세권 주변에 투자하는 게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여유자금이 있다면, 서울 강남을 비롯한 '버블 세븐' 지역의 중대형을 노리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센터장은 "이들 지역은 현재 매수자가 우위에 있는 시장이므로 매매 시 가격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며 "앞으로 강남을 대체할 만한 신규 단지 공급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올해 말까지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더 안 좋은 지방 주택시장은 분양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향후 발전이 기대되는 사업지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실제로 지방 분양 시장 상황이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한 아산신도시 '와이시티'는 2순위에서 8개 주택형(1439가구)이 모두 마감됐고, 천안 쌍용동 동일하이빌 127㎡는 1순위에서 최고 10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투자, 고금리이지만 아직은 유효"

상반기 부동산 소액 투자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오피스텔은 아직 투자가 유효하다는 평가다. 다만 올 상반기보다 금리가 크게 오른 만큼 투자 수익률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부동산114' 김혜현 부장은 "역세권이나 각 지역 랜드마크 주변 오피스텔을 구입, 월세를 받는다면 일정한 임대소득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오피스텔 가격이 많이 올라 예전보다 투자수익이 줄어든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가는 경기에 가장 민감한 부동산 상품이라는 점에서 투자에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본부장은 "수익형 상품인 상가의 가치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여서, 고금리가 계속될 경우 자칫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며 "월세를 통한 단기 수익을 노리기보다 경기 호황기에 자산가치 상승으로 투자수익을 올리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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