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두 달 거래가 하루 만에 강남아파트 꿈틀 꿈틀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08.07.14 03:55 수정 2008.07.14 09:42

재건축 규제 완화방침에 급매물 실종·가격 급등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알려진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매물이 사라지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단지의 가격은 지난 10일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발표 후 2000만~3000만원씩 상승했다. 특히 '개포주공'과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지난 11일 하루 동안에만 급매물을 중심으로 6건, 3건씩 거래가 이뤄졌다. 또 시장에 매물을 내놓았던 집주인들은 일제히 가격을 수천만원씩 올리거나 "가격이 더 오를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중개업체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개포 주공1단지' 42㎡의 급매물 가격은 7억원에서 7억3000만원으로 급등했고 '잠실주공 5단지' 115㎡의 최저 가격도 지난 10일 이전보다 3000만원 오른 10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개포동 W공인중개사무소는 "정부 발표로 단 하루 만에 두 달치 거래가 발생했다"며 "문의 전화도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둔촌동 D부동산중개업소는 "정부의 규제 완화 발표 직후 집을 사겠다고 2명이 나섰는데 집주인들이 갑자기 팔지 않겠다고 해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강남권 일반 아파트들도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호가는 3000만~4000만원 정도 올랐다.

다만 이를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는 거의 없었다. 인근 L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가격 하락세는 잠시 멈춘 상태"라며 "하지만 집값은 아직도 높은 상태인데다 금리 상승, 경기 침체 등으로 매수 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남권 아파트 값이 당장 급반등세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정부의 후속 대책 발표에 따라 시장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그동안 가격 하락폭이 크고 급매물이 적체돼 있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반등이 이뤄졌다"며 "일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멈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의 본격적인 반등 여부는 정부 정책이 어떻게 구체화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부동산 가격 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거래 활성화와 시장 기능의 정상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발언도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11일 국회 개원 연설에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 기조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방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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