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값 겁나? 기름 값이 더 무서워!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08.06.23 21:45

출퇴근 차량 유지비 너무 든다 '도심 U턴'
고유가와 집값
미국 교외 집값 계속 하락 도심 일수록 변동률 적어
한국은 영향 제한적일 듯

"유가와 집값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고유가 시대를 맞아 미국의 조 코트라이트(Joe Cortright)는 최근 집값과 유가의 상관 관계를 통계적으로 조사, 논문(Driven to the Brink)을 발표했다. 그는 "과거 1년간 집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도심(CBD)에서 12마일 이내의 집값이 도심 2마일 이내 집값보다 2~4%포인트 정도 더 하락했다"고 밝혔다. 2000년대까지 갤런당 1달러대를 유지했으나 최근 4달러에 근접하면서 교외신도시 출퇴근에 따른 자동차 유지비 급증이 교외지역의 집값을 하락시키고 있다는 것. 조 코트라이트는 "고유가가 지속되면 교외주택의 집값 하락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마일당 8000달러씩 집값 낮아지는 지역도=조 코트라이트 조사에 따르면 시카고의 경우, 도심은 집값 변동이 없었지만 교외지역은 연간 4% 하락했고 피츠버그와 포틀랜드의 도심 집값은 2~3% 오른 데 반해 교외지역은 5% 하락했다. LA의 경우, 도심은 6% 하락했지만 교외지역은 10% 하락했다.

조 코트라이트는 "2003년 미국 중산층의 평균 기름값 지출은 2000달러 정도였지만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연간 5000달러 이상 지출하는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며 "기름값이 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면서 교외신도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80년대에 미국인들의 1일 평균 자동차 운행거리가 20마일 정도였지만 1990~2000년대 교외에 주택이 대거 지어지면서 최근 운행거리가 27마일로 늘어났다.
 

그는 "텍사스 오스틴의 경우, 도심에서 1마일씩 교외로 나갈수록 집값이 8000달러 정도 하락한다"면서 "고유가 시대를 맞아 교외의 주택수요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외주택가격 하락은 이밖에도 ▲집값 상승기에 교외지역에 주택이 과잉공급된 데다 ▲교외지역의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서민층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많이 구입했고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받은 것도 요인이다.

◆한국의 신도시 영향은?=한국도 고유가로 인해 집값에 영향을 받을까. 전문가들은 대중 교통망을 갖추지 않은 채 교외지역에 주택을 건설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의 신도시는 대중교통망을 비교적 잘 갖추고 있어 유가가 미국만큼 큰 변수는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자가용이 없으면 이동이 불가능하지만 한국은 대중교통망을 잘 갖춘 만큼 유가가 집값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유가의 영향을 아예 비켜가기는 어렵다.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승용차 통행량은 1996년 하루 평균 110만6000대에서 2006년에는 163만 대로 급증추세다. 승용차 통행량이 계속 늘어난 것은 경기도에 아파트 단지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 말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미니 신도시가 대거 지어지면서 전철 등 교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향후 승용차 통행량이 더 늘어나고 정체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대중교통망이 미국에 비해서는 잘 발달해 있지만 일부 신도시는 입주한 후 전철망이 깔리고 있으며 버스이용도 불편한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강북 지역의 집값이 급등한 것도 고유가의 영향을 일부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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