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지역에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이은 집값 하락과 속출하는 미분양 아파트에 시름하는 이곳에 국내 대표 건설사가 아파트를 한꺼번에 대거 공급하기 때문이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3일부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서 각각 1502가구와 2157가구의 대단지 아파트 공급에 들어간다. 총 3659가구로 인근의 LG빌리지 1만여 가구까지 합치면 용인시의 최대 주거단지가 형성되는 셈이다.
◆3600가구 규모의 중대형 단지 조성
GS건설과 현대건설이 분양하는 아파트 브랜드는 '성복자이'와 '성복힐스테이트'로 서로 다르지만 입지조건이나 학군, 교통 여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두 아파트 모두 시행사가 같아서 사실상 한 아파트 단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 따라서 광교산으로 둘러싸인 성복지구 5개 단지 중 3개 단지에는 '성복 힐스테이트'가, 2개 단지에는 '성복 자이'가 들어선다.
전체 단지가 중대형으로 이뤄진 점도 특징이다. 총 분양가구 수(3677가구)의 95% 이상이 전용면적 85㎡를 넘는 중대형 단지. 중소형 물량은 '성복 자이 1차' 114㎡(34평) 74가구가 유일하다.
두 건설사가 짓는 만큼 차이점도 있다. '성복 자이'는 모두 사각 일자형 모양의 판상형으로 남향에 배치되고 '성복 힐스테이트'는 1차 판상형, 2·3차 타워형으로 지어진다. 발코니 폭의 경우 '성복 자이'는 최대 2m가 적용되는 데 비해 '성복 힐스테이트'는 2m(1차)와 1.5m(2·3차)로 설계됐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판상형은 배치가 단조롭지만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한다"면서 "타워형은 공원 및 조경공간을 넓게 배치할 수 있지만 향(向)과 평면이 고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쾌적한 자연환경에 교통여건 개선
경기 용인시는 1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 강남권의 대체지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분양가가 3.3㎡당 1300만원대로 예상되는 광교신도시 분양 ▲정부의 부동산 세제 및 대출 규제 ▲기존 중대형 주택의 과잉 공급 등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주변 아파트 값이 1년 넘게 하락세를 보이고 중대형 아파트는 대량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이 지역의 S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006년 말 고점 기준으로 대형 아파트의 가격이 1억원 이상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복동은 여전히 투자 매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판교·광교 신도시와 인접한 성복지구는 광교산 등 주변에 녹지가 많고 성복천이 개발될 예정이란 점에서 자연환경이 쾌적하다. 대형 마트와 백화점 등도 자동차로 5~10분 거리여서 용인시 안에서도 인기 주거지로 꼽힌다. 게다가 2009년 개통 예정인 서울~용인간 고속도로 성복IC가 단지와 맞닿아 있어 판교 신도시나 서울 강남으로 접근이 수월하다. 지하철 신분당선 수지 연장사업(2014년 개통 예정)으로 성복역(가칭)이 들어서면 출퇴근 교통혼잡도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두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1548만원. 지난해 인근에서 분양한 '상현 힐스테이트'는 3.3㎡당 1549만원, '동천 래미안'이 3.3㎡당 1726만원이었다는 점에서도 상당한 매력이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용인의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성복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은 실수요 위주로 청약해야"
이번 분양 물량은 용인지역 거주자에게 100% 우선 공급된다. 따라서 물량이 적은 114~130㎡의 소형 주택은 용인지역 1순위에서 마감될 가능성이 크다. 당첨 가능한 청약 가점은 40점대 안팎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대형은 공급 물량이 많아 일반 청약에서는 미달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달 분양한 '신봉 동일하이빌'은 159㎡형 이하 중소형 5개 주택형은 모두 2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된 반면 161㎡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0.4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런 만큼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보다 실수요 위주로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스피드뱅크' 이미영 분양팀장은 "최근 용인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세가 분양가보다 싼 단지가 많아졌다"며 "분양을 통해 단기 차익을 얻기 어려운 만큼 실수요 위주로 마감재와 옵션품목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