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개발 시흥시 33% 올라 최고
버블세븐 중 용인 수지 9.7% 떨어져
30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특징은 서울 강남구 등 '버블세븐' 지역에 위치한 대형 고가 주택은 전반적으로 하락한 반면 그동안 주택가격 상승에서 소외됐던 서울 강북·수도권 북부지역의 소형 주택은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집값이 비쌀수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북부 급등 VS. 버블세븐 하락
지역별로는 서민 주거 밀집지역인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외곽 지역이 1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최고 60%까지 올랐던 버블세븐 지역과 수도권 신도시는 하락했다. 서울에서는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 개발 계획과 우이~신설동 간 경전철 계획 등이 진행 중인 강북구가 18.1%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도봉구는 창동 민자역사 건립, 북부법조타운 조성사업 등으로 14.2%의 상승률을 보였다.
상계뉴타운 등이 기대되는 노원구는 13.8% 올랐다. 특히 노원구 상계동 '상계 주공12차'(41.3㎡) 공시가격은 지난해 72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25% 올랐다. 수도권에서는 뉴타운 및 택지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시흥시가 전국 최고 상승률(33.5%)을 기록했고 의정부시(27.1%), 양주시(22.1%)가 뒤를 이었다.
반면, 버블세븐 지역에 해당하는 용인 수지(-9.7%)와 과천(-9.5%), 고양 일산(-8.7%), 성남 분당(-7.3%)은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 강남(-1.0%), 서초(-1.3%), 송파(-2.4%) 등 강남권도 작년보다 조금씩 내려갔다. 주요 단지별로는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1'(99.15㎡)이 8억3200만원에서 7억1000만원으로 14.7% 하락했고,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149.45㎡)이 -11.3%(14억8800만원→13억2000만원)를 기록했다.
◆대형 고가주택, 줄줄이 하락
저가의 소형 주택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크게 오른 데 비해 대형 고가 주택은 일제히 내려갔다. 지난해 가격이 비쌀수록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택 규모별로 전용면적 33㎡ 이하는 8.7%, 33㎡ 초과~50㎡ 이하는 10.6%, 50㎡ 초과~60㎡ 이하는 6.7%씩 상승하는 등 85㎡ 이하는 모두 작년보다 가격이 올랐지만, 85㎡ 초과 주택은 모두 마이너스(-2.9~-1.3%)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도 20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는 7.6%, 5000만원 초과~1억원 이하는 8.3%, 1억원 초과~2억원 이하는 6.9%씩 올라 평균 상승률(2.4%)을 훨씬 웃돌았다. 반면 3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1.6% 하락한 것을 비롯해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5.2%, 9억원 초과는 3.4%씩 떨어졌다.
고가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내려가면서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되는 6억원 초과 주택 수도 감소했다. 6억원을 넘는 공동주택은 지난해 27만4721가구에서 올해 25만6000가구로 1만8721가구가 줄어 총 28만6536가구(단독주택 3만536가구 포함)로 집계됐다.
◆최고가 주택, 작년과 차이 없어
국내 최고가 주택은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으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4억5000만원이 오른 95억9000만원. 공시가격이 통상 시세의 80% 선에 맞춰지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가격은 110억원이 넘을 것이란 계산이다.
공동주택에서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연립주택) 273.6㎡형이 50억40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아파트 중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269.4㎡형(공시가격 48억2400만원)이 1위를 기록했다. 다세대 주택 중 최고가는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 2차'(244.3㎡형)로 40억4000만원으로 산정됐다. 반면, 최저가 주택은 전남 고흥군 도양면 다세대 주택(16.2㎡)으로 공시가격이 140만원으로 나왔다.
◆버블세븐 공시가격, 당분간 유지될 듯
올해 버블세븐 지역의 공시가격 하락 추세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지난해 고가 주택에 대한 수요는 정부의 세금·대출 압박으로 크게 줄었다"며 "정부의 규제 정책이 확실히 방향을 틀지 않는 한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