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잠잠했던 전셋값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새 정부가 영어교육 강화와 지분형 분양주택 등과 같은 정책을 발표하면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 학원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권 전셋값은 영어교육 강화를 골자로 하는 새 정부의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또, 지분형주택 등 시세보다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이 발표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주택구입을 미루고 전세로 돌아서는 통에 수도권 전셋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셋값은 지난 대선 이후 수직상승하며 두 달 새 무려 1억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요가 몰리고 있는 142㎡는 지난해 11월말 보다 1억1500만원 오른 평균 6억9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새로 나오는 매물이 없어서 전셋값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펜타빌 158㎡도 두 달 새 5000만원이 급등했다. 현재 전셋값은 평균 5억7000만원.
명문학원이 지난해부터 몰리기 시작한 송파구도 전셋값이 급등했다. 잠실 트라지움 178㎡도 2개월만에 1억1500만원이 올랐다. 지난해 11월 말 평균 4억원대 후반이면 입주할 수 있었는데, 올해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132㎡도 마찬가지로, 2000만원이 올라 현재 3억5000만원 이상을 줘야 입주할 수 있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극동미라주1차 등도 평균 2500만원 이상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재건축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닥터아파트가 강남권(강남, 강동, 서초, 송파구) 재건축이 큰 폭으로 올랐던 2006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월간 매매가(3.3㎡당)를 조사한 결과 강남구가 2007년 2월 시세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대선 전부터 오름세를 보이다 현재는 3.3㎡당 매매가 4201만원선이다. 새 정부의 용적률 완화 기대감 때문에 오르기 시작한 것인데, 영어교육 강화 정책이 기름을 부은 셈이다.
개포동 주공1단지 56㎡는 2006년 12월 13억4500만원이었으나 2007년 5월 12억7500만원까지 하락했다가 현재 13억8500만원으로 2006년 최고점 시세를 넘어섰다.
주공4단지 36㎡도 2006년 12월 6억4500만원에서 2007년 4월 5억85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6억5500만원으로 이전 시세를 회복했다.
압구정동 한양7차 115㎡는 1년 전보다 1억2500만원 오른 14억원. 삼성동 홍실 178㎡도 5000만원 오른 18억5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송파, 서초, 강동 3개구는 아직 1년 전 시세에 미치지 못해 유명 학원이 밀집한 강남구가 강세로 돌아섰음을 반증했다.
한편, 새 정부가 지분형 분양주택과 신혼부부용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이후 교통여건이 좋고 저평가된 수도권 역세권 전셋값도 치솟고 있다. 신혼부부나 독신자들을 중심으로 매매에서 전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
경기 양주 고읍지구 인근과 남양주시 일대 전셋값 오름 폭이 심상찮다. 중앙선 덕소역을 이용할 수 있는 남양주 와부읍 동부센트레빌은 젊은층 수요가 몰리면서 105㎡가 두 달 새 2000만원이나 올라 1억4000만원선이다. 지난해 10월 개통한 경원선 덕계역 인근 양주시 고읍 일대도 단지별로 최대 1600만원이나 상승했다.
닥터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올해 전세시장은 지난해와 다르게 학군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고, 집값 안정 기대감으로 주택구입을 미루고 관망세로 돌아선 수요까지 가세해 오름폭이 심상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