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청약 미달에 분양가 낮추기 시작
새해 들어 분양시장에 저가(低價) 아파트들이 쏟아지고 있다. 작년 말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고(高)분양가로 청약에 나선 단지들의 청약률이 대거 미달되자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KCC건설은 지난 11일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에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수원 장안 광교산 스위첸'(218가구·151㎡)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130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수원 지역의 평균 분양가 1433만원(132~165㎡ 기준)보다 120만원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월드건설이 15일 청약 접수하는 '용인 죽전 월드메르디앙'(47가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80만원. 일반적으로 선(先)분양보다 가격이 비싼 후(後)분양 아파트인데도 지난해 경기도 용인 죽전동 분양가(1789만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호반건설이 인천 청라지구에서 이달 말 분양을 목표로 준비 중인 '호반베르디움'(2416가구) 아파트의 분양가 역시 작년 주변 지역 평균 분양가(1154만원)보다 200만원 이상 싼 800만~900만원대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최근에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낮추는 주된 이유는 주택경기 침체와 함께 고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청약자들의 외면으로 미분양 주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주택 수요자들이 청약을 결정할 때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입지여건과 분양가격"이라면서 "특히 올 하반기부터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나오는 만큼 저분양가 주택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