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송도 ‘짠물 인기’ 못말려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07.12.14 00:09

경쟁률 132대 1… 분양시장 ‘상한가’ 송도 집중분석

올 들어 수도권 아파트마저 청약 미달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송도신도시가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GS건설의 ‘송도 자이 하버뷰’ 아파트가 최고 284대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데 이어 지난 11일 청약을 받은 현대건설의 주상복합아파트 ‘송도 힐스테이트’는 최고 13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송도 신도시가 유독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얼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제자유구역이자 국제도시로서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입주 후에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인기비결로 꼽고 있다. ‘부동산114’ 김혜현 부장은 “상당수 아파트에서 미달사태가 빚어지는 가운데 확실한 투자가치가 있는 아파트에만 청약자들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싸고, 개발 가능성 많고, 입주 후 전매

최근 청약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아파트들의 공통점은 우수한 입지 여건과 낮은 분양가. 송도 신도시도 여기에 속한다. 우선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데도 분양가격은 주변 시세보다 30% 정도 싸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도 신도시 내 ‘풍림아이원’ 152㎡(46평형)는 3.3㎡(1평)당 1826만원, ‘송도 해모로’(152㎡·46평형 기준)는 3.3㎡당 1978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송도 힐스테이트’154㎡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350만원. 여기에 2011년 아파트 입주 후에 집을 곧바로 팔 수 있어 환금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오는 2015년까지 총 572만㎡를 개발하는 송도신도시 내 국제 업무단지 완공 후 모습. 개발이 완료되면 6만8000여 명이 생활하게 될 전망이다. /포스코건설 제공

입지 여건도 청약률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 송도 신도시 내 국제업무단지에는 65층 높이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와 국제컨벤션센터, 40만5000㎡ 규모의 중앙공원, 14만1488㎡ 크기의 초대형 쇼핑몰, 600병상 규모의 송도국제병원 등이 개발 중이다. 또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18홀 규모의 골프장과 국제학교와 함께 초·중·고등학교 13곳도 들어설 예정이다.

◆‘더샵 하버뷰’ 등 연말까지 1785가구 분양

연말까지 송도 신도시에는 대형 건설사 3곳이 총 1785가구의 물량을 내놓는다. 우선 포스코건설은 오는 26일부터 ‘송도 더샵 하버뷰’(아파트) 845가구와 ‘더샵 센트럴파크Ⅱ’(주상복합) 63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13일 ‘송도 푸르지오’(아파트) 593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 이어 21일부터 주상복합 ‘월드마크 송도’(496가구) 청약에 들어간다.
지금까지의 분양 결과를 감안할 때 이들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상당히 높을 전망이다. 내년 이후에는 송도에서의 분양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적어도 55~60점은 돼야 당첨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분양가격이 부담스럽거나 자금조달이 어려운 실수요자라면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내년에는 2000가구 정도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현재 분양가보다 100만~200만원 더 저렴하게 공급될 예정”이라며 “오피스텔 분양도 예정돼 있어 청약통장이 없거나 가점이 낮은 사람들은 이를 노리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외자유치 지지부진…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하지만 송도 국제도시 개발 자체가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데다 외자유치 등이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외자유치 계획은 지난 5년간 1조7540억원이었지만 실제 유치된 금액은 150억원에 불과하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당초 연말까지 세계적인 기업 3곳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분양가격이 낮은 만큼 어느 정도의 시세차익이 가능해 보이지만 이곳에 거주할 실수요자들이 국제도시의 기능을 충분히 누리기 위해선 적어도 2015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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