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부동산 교환시장에 강남아파트 나왔다

뉴스 홍원상 기자
입력 2007.12.05 23:45

세금부담 늘자 임대수입 있는 빌딩 원해

최근 서울 서초동의 한 단독주택(330㎡)과 전북 김제에 있는 7층짜리 빌딩의 맞교환 거래가 이뤄졌다. 시가(市價) 35억원인 단독주택 주인은 집을 넘기는 대신 김제의 45억원 상당의 빌딩과 빌딩주인이 은행에서 빌린 7억원의 대출을 함께 넘겨 받는 조건이었다. 이 거래를 맡았던 부동산중개업자는 “서울 집 주인은 매달 월세를 받는 빌딩을 원했고 지방의 빌딩 소유주는 자녀 유학을 위해 서울에 집이 필요해 거래가 이뤄졌다”며 “2억~3억원 정도의 차액은 서울 부동산에 대한 프리미엄”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거듭하면서 시가 10억원이 넘는 서울 강남·용산의 고급 아파트와 주택이 교환거래 시장에 나오고 있다. 교환 거래란 정상적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부동산끼리 1 대 1로 맞바꾸는 것.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주택경기가 워낙 침체돼 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교환거래를 통해서 부동산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용산 아파트, 교환매물 늘어나

서울 강남구 역삼동 A아파트 102㎡를 갖고 있는 이모(52)씨는 지난달 시가 10억원인 이 아파트를 교환거래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조건은 은행 대출 8억~9억원 정도 있는 20억원대 빌딩과 맞바꾸는 것. 서초구 방배동 B아파트 166㎡(시가 12억원 정도)는 수도권에 있는 원룸이나 다세대 주택을 맞교환 대상으로 제시했다. 용산 동부이촌동 D아파트(148㎡·시세 10억5000만원)도 상가와 맞교환 조건으로 시장에 나왔다. 대출 이자와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자 고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가나 다세대 주택으로 갈아타는 게 낫다는 게 집주인들의 판단. 교환거래전문업체 ‘렉스’ 김정남 사장은 “강남 아파트는 그동안 교환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이곳의 다(多)주택 소유자들이 세금과 대출 부담으로 수익성이 있는 빌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보다 두 배 이상 거래 늘어

‘SK컨설팅’ 강상민 부장은 “올 여름까지 거의 매물이 없을 정도로 상당히 위축됐던 교환 거래가 가을부터 상담이 크게 늘었다”며 “작년에는 한 달에 기껏해야 3~4건 정도 거래가 이뤄졌는데 요즘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환거래에 나온 물건들은 시세가 부풀려지고 권리 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반 부동산 거래 때보다 가격이나 권리 관계 등을 훨씬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박원갑 부사장은 “교환시장에 나오는 오피스텔이나 상가의 경우, 현장 답사나 정보업체 등을 통해 시세, 임대료 등이 부풀려져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교환거래도 취득세·양도세를 부담해야 하는 만큼 세금도 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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