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미분양 아파트 해소 방안이 업계와 수요자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 부도 사태로 이어지고 있는 미분양 문제를 일시적으로 수습하고 지방 서민 주거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정부의 미분양 해소책의 문제점은 크게 5가지로 정리된다.
◇언발에 오줌누기 = 현실적으로 미분양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정부가 이 중 일부를 매입한다고 해도 `표시가 안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건설관련 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정부 집계로는 상반기 미분양 가구가 전국 9만여 가구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2.5배가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전 대량공급으로 하반기에 미분양이 추가되면 30만가구에 달한다"며 정부 매입을 통한 해소가 불가능한 수준임을 설명했다.
정부가 3조원을 투입한다 해도 소형아파트 값을 평균 1억5000만원으로 잡으면 매입가구는 2만가구에 그치는 정도라는 얘기다.
◇오히려 수요 저해 = 미분양 주택 매입을 통한 임대주택 활용은 오히려 분양수요를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 자격이 된다면 비싼 값을 주고 주택을 구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중견 주택업체인 A건설 관계자는 "안그래도 수요가 없는데 돈을 모으거나 대출을 통해 집을 사려던 지역 주민들까지 임대아파트 입주를 기대하게 되면 오히려 수요가 더 줄어 장기적으로 미분양 문제가 더 커지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정부 지나친 개입 = 각종 부동산 규제로 정부의 시장 개입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미분양 처리까지 맡아 준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미분양에 허덕이는 건설업계가 이를 요청할 수 있겠지만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황용천 와이플래닝 사장은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활성화 하는 등 민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지 정책으로만 해결하려는 욕심으로 시장에 너무 깊숙히 관여해서는 부작용만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
◇기존 분양자 불만 = 기존에 계약한 이들의 반발도 문제다. 분양을 받은 수요자 입장에서는 민간분양 아파트 단지의 일부가 임대아파트로 바뀌는 격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싼 값에 이를 대량으로 매입하게 되면 이를 제값에 주고 산 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분양 아파트 처리를 위해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 무료, 금융혜택 등만 내걸어도 기존 분양자들의 반발이 거센 게 현실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임대아파트로 전환된 것에 대한 피해보상소송이나 입주자들의 계약해지 요구와 이에 따른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입주자들의 이탈이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분양 아파트의 매입 범위와 기준, 활용 방안만 적극적으로 마련된다면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미분양이 건설사 부도로 이어지는 상황의 급한 불을 끄고, 그간 정부의 공공임대 아파트 공급 실적이 저조했다는 점을 만회한다는 차원에서는 긍정인 측면도 있다"며 "매입아파트 선정에 특혜 시비가 없도록 하고 임대 수요를 잘 파악해 매입아파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준만 적절히 마련하면 1석 2조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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