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늘어나는 서울 빈집… 떨어지는 전셋값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07.09.07 23:33

각종 규제로 기존 집 안팔려 새 집 입주못해
가을 이사철 무색… 매매가도 안정세 이어져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A아파트는 입주 6개월이 지났지만 입주율은 70%대에 불과하다. 1200여 가구 중 15% 정도는 잔금을 내지 못해 연체료를 물고 있다. 입주 예정자 김모씨는 “연체이자 연 14%가 넘지만, 잔금을 낼 수 없다”며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 B아파트의 145㎡(44평형) 입주 예정자 박모씨는 새 아파트를 전세로 내놨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달 말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는 입주 비율이 40%대에 머물고 있다.

지방에 이어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빈집’이 늘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주택 거래가 크게 줄어 기존에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집주인들이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잔금 마련을 위한 전세매물이 홍수를 이루면서 가을 이사철인데도 일부 지역의 전세가격이 하락세다.

◆가을 이사철인데도 전세·매매가 하락=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가 각각 0.02%, 0.04% 하락했다.

지난 5월 입주한 서울 용산구 문배동 C아파트의 경우, 당초 40평대 전세호가가 4억원 정도였다. 그러나 전세매물이 넘치고 잔금이 급한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리면서 3억~2억7000만원까지 가격이 내렸다. ‘용산이안 공인중개사’ 이효진 사장은 “중대형은 수요자가 많지 않아 상당기간 소화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8000여 가구가 동시 입주한 인천 구월동 D단지는 대형과 중소형의 전셋값이 비슷하다. 한 중개업자는 “한 달 전만 해도 대형(44평) 전세가는 1억8000만~2억원이었지만 지금은 33평형과 거의 비슷한 1억1000만~1억2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각종 규제로 기존 주택거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새 아파트 단지 큰 평수의 역(逆)전세난은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 물량 없는 곳은 매물 품귀=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작년 말 레이크팰리스(옛 주공4단지)에 이어 지난달 말 트리지움(옛 주공3단지)이 입주하면서 전세 매물이 쏟아져 강남권 전셋값도 하향 안정세다. ‘부동산 114’ 조사 결과, 송파구(-0.1%), 강동구(-0.11%), 서초구(-0.04%) 등의 이번 주 전셋값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새 아파트 입주가 많지 않은 지역은 전셋값이 여전히 강세다. 강북(0.48%)·노원(0.26%)·도봉(0.15%)·시흥(0.34%)·남양주(0.23%)·광명(0.22%) 등에서는 중소형 매물이 귀하고 가격도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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