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망하는 상가엔 네가지가 없다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07.08.16 23:44

해외 르포… 성공하는 상가의 법칙4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의 A쇼핑몰. 명동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임대료가 비싼 곳이지만 입구에는 마치 재래시장처럼 노점상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상가로 들어가자 대부분 점포의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장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상가 점포 100여개가 무더기로 경매로 넘어간 상태이다. 경기도의 한 택지개발지구에 있는 B대형 상가. 완공된 지 반년이 넘었지만 입점한 점포는 절반을 넘지 않았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일부 상가는 점포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임대료는 고사하고 관리비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3년 상가 개발 붐이 불었지만 일부 상가들이 임대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반면 외국의 상가들은 외국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의 상가들의 성공비결을 알아 본다.

1. 문화 마케팅  ◆문화도 같이 판다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문을 연 오모테산도힐스. 6층 높이로 초대형 건물은 아니지만 오픈 첫날 10만여명이 몰렸다. 안도 다다오라는 일본의 유명 건축가가 주변 경관과 조화되는 건물로 설계, 공사기간 내내 화제가 됐다. 또 외국의 유명 빵집·귀금속 등 일본에 첫 진출하는 특색 있는 브랜드를 다수 유치,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다. 지난 3월 오픈한 도쿄 쇼핑·주거·오피스 복합시설인 미드타운도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전시장과 산토리 미술관을 배치, 문화시설을 통한 쇼핑객을 유치하고 있다. 미드타운은 영어·한국어·중국어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외국 관광객들까지 겨냥하고 있다. 두바이의 ‘IBN 바투타몰’은 안달루시아관, 튀니지관, 이집트관, 페르시아관, 인도관, 중국관 등 쇼핑몰을 테마별로 꾸며 해외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부동산 회사 세빌스의 리테일 담당 니콜라스 브래드스트리트씨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문화체험을 파는 공간이 쇼핑몰”이라며 “호기심을 자극해야 상권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일본 도쿄의 오모테산도힐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상가라는 점과 일본에 첫 진출하는 브랜드를 대거 유치,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사진=차학봉 기자


2. 이벤트  ◆쇼핑을 넘어선 즐거움

국내 상가들은 쇼핑객들의 편의성을 고려하기보다는 분양 수익성을 우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상가가 통로는 비좁고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도쿄 오모테산도힐스는 넓은 램프(나선형 계단)로 쇼핑객들이 산책하듯이 전체 상점을 자연스럽게 돌아 보도록 하고 있다. 홍콩의 랭햄플레이스의 경우, 쇼핑객들이 꼭대기 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가 나선형 계단을 걸어 내려오면서 점포들을 둘러 보도록 설계했다.

다양한 이벤트로 쇼핑객들에게 쇼핑 이외의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한다. 미국 LA의 쇼핑센터 그로브는 주말이면 작은 연주회가 열린다. 일본 후쿠오카 캐널시티는 건물 중앙의 작은 인공 운하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분수쇼와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BHP코리아 양미아 상무는 “전체 공간이 쾌적해야 할 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도 상권활성화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미국 LA의 그로브 쇼핑몰은 광장에서 연주회를 열고 쇼핑몰을 돌아다니는 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쇼핑 이외의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상가들이 성공한다.


3. 원스톱 쇼핑  ◆쇼핑객을 위한 배려

전자제품 매장들이 집결한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에 2005년 오픈한 전자제품 양판점 요도바시 카메라. 지하 6층, 지상 9층, 점포면적 2만3800㎡(7199평)의 초대형 전자제품 전문상가이다. 소규모 상가가 밀집한 용산전자상가나 아키하바라의 전자 상가의 경우, 각 매장마다 비슷한 품목을 취급해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발품을 요구한다. 반면 요도바시는 모든 전자 제품을 한곳에 갖춘 ‘원스톱 쇼핑’ 내세워 많은 쇼핑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별다른 편의시설은 없지만 요도바시를 찾는 쇼핑객이 급증, 침체기로 접어들던 아키하바라 전체 상권도 활성화시켰다. 요도바시는 한국어·중국어 안내방송도 하고 있다.

4. 건축美  ◆아시아를 겨냥한 초대형 상가 건립붐

마카오에서는 최근 초대형 쇼핑·카지노·호텔 건축이 붐을 이루고 있다. 마카오에서 이달 말 오픈을 앞둔 베네치안마카오. 호텔·카지노·컨벤션센터·극장을 갖춘 이 리조트는 유명브랜드 등 350개의 점포가 들어선다. 미국 샌즈그룹이 20억 달러를 투자,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치안리조트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인근에 2009년 완공예정인 마카오 스튜디오시티도 투자금액이 20억달러의 초대형 호텔·상가 복합 리조트. 베네치안마카오측은 “한국 등 아시아 쇼핑객들이 이제 홍콩이 아니라 마카오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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