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발표 두달 전부터 개발지도까지 나돌아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07.06.07 23:09

신도시 亂개발… <상> 또 유출된 신도시 개발정보
용역보고서가 유출된 듯… 공무원들 ‘입방정’도 한몫
추가 신도시 예정지까지…

“이번처럼 완벽하게 신도시 정보가 유출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한 부동산 전문가 K씨는 한두 달 전부터 동탄 2신도시와 관련된 여러 장의 개발계획도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등 관련 정보가 시중에 떠돌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K씨는 “신도시 관련 용역 보고서가 유출된 것 같다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 토지공사가 연초 보상을 끝내고 택지공사를 하던 화성 청계지구 공사를 중단하고, 측량작업을 다시 진행하면서 신도시 예정지로 거의 확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때부터 토지 보상을 노린 가(假)건물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건교부와 화성시 책임 떠넘기기=신도시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사람들은 청와대와 건교부·경기도청·재경부 고위 관계자들 정도. 하지만 신도시 예정지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토지공사·화성시청·환경부·농림부 관계자 등 이곳저곳으로 정보가 흘러나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 관계자들이 신도시 ‘입방정’을 떨면서 건설업체들이 정보망을 총동원해 신도시 후보지를 찾았다”며 “보안 의식이 희박한 관계자들에 의해 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지방에는 의회공무원 등의 유착이 심해서 개발 정보 유출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도·화성시청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화성시 관계자는 “정확한 발표 날짜는 화성시에서는 알 수 없었다”면서 “건교부와 재경부의 유출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개발 정보 투기에 이용하기도=경기도 양주시의 전·현직 공무원 5명은 택지 개발 예정지에 대한 개발행위를 제한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 오히려 친·인척의 땅에 개발행위를 허가해주는 수법으로 92억원의 추가 보상을 받았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환경정의’ 오성규 사무처장은 “보상비를 목적으로 동탄2신도시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가건물들은 사전 정보 유출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전면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신도시 예상지 벌써 나돌아=전직 건교부 간부는 “토지공사 등이 신도시 개발 예정지에 대한 조사를 이미 광범위하게 해둔 만큼 알 만한 사람은 다음 신도시가 어딘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지보상비가 싸면서도 500만평 이상 확보할 수 있는 지역 ▲기존 고속도로전철망(網)이 있거나 건설 예정지역 등이 신도시로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도시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하는 시가화 예정용지에 한해 개발하도록 돼 있다. 시가화 예정용지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앞으로 도시지역으로 개발하겠다고 고시하는 지역으로 일종의 신도시 후보지인 셈이다.

◆졸속 대책으로 신도시 난개발 자초=전문가들은 현 ‘깜짝쇼’ 스타일의 신도시 발표를 지속할 경우 ‘사전 정보 유출→부동산 투기→주변 집값 급등’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현정부는 집권 초기에 규제정책으로만 일관하다가 10여개의 크고 작은 신도시 개발 계획을 숨가쁘게 발표하면서 집값 오름세를 촉발시켰다. 단국대 조명래 교수는 “전체 신도시 개발 예정지를 미리 확정해서 발표,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그 시점 가격으로 토지를 보상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위원은 “집값이 오른 다음 땜질식으로 신도시를 발표하는 정책으로는 집값도 잡기 어렵고 도시경쟁력도 높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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