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골프장은 노터치… 괴상한 동탄 2신도시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07.06.04 22:29

정중앙 비껴 개발… 기형적 모습으로
공무원들은 30% 할인혜택‘단골 코스’
해당 3곳, 리조트 건설 등 대박 예고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 2신도시 예정지를 발표하면서, 신도시 예정지 정중앙에 있는 골프장을 포함, 3개의 골프장을 명확한 이유 없이 제외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신도시가 벌레 먹은 듯한 기형적인 모습을 띨 전망이다. 건교부는 특히 신도시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리베라 골프장을 제외시킨 데 대해 “요즘 골프장 조망권 아파트가 유행하지 않느냐”고 설명하고 있다.

건교부는 녹지가 이미 훼손돼 있고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된 200만평의 골프장은 제외하는 대신,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주변 지역을 신도시에 대거 포함시켜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 골프장은 리조트 골프텔 등 추가 수익사업까지 추진하고 있어 향후 막대한 개발 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건교부는 송파신도시의 경우, 군 골프장인 남성대 골프장은 신도시에 포함시켰다. 정부는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개인·기업이 보유한 모든 땅에 대해 법적인 보상만 하면 강제 수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사진=블루버드/IKONOS위성영상

◆3등분된 동탄 2신도시=동탄 2신도시는 경부고속도로로 동서(東西)가 양분된 데다, 남북(南北)으로는 골프장이 위치, 신도시가 3등분 난다. 특히 리베라골프장(52만평)은 신도시 중앙에 위치, 신도시 남북을 오가는 도로조차 뚫기 어렵다. 성신여대 권용우 교수는 “정중앙을 비워 두면 도로 설계나 공원 배치에 많은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북대 황희연 교수는 “신도시의 도시 계획을 가로 막는다면 골프장을 신도시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리베라(52만평) 기흥(81만평) 화성상록(64만평) 골프장을 존치하는 대신, 분당급 신도시 규모에 맞추기 위해 일반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논과 밭, 공장산림지역을 신도시에 대거 편입시켰다. 신도시에 포함되면 보상비가 시세보다 싸게 수용돼 신도시에서 제외된 것 자체가 특혜라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지적이다.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은 “힘 없는 일반인들의 땅만 강제수용하고 골프장만 제외시킨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애용하는 골프장=제외된 3곳의 골프장은 공무원 등 관계 인사들이 애용하는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다. 리베라 골프장은 신안그룹이 2001년 관악골프장을 인수한 뒤 이름을 바꾼 골프장이다. 화성 상록 골프장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공무원 복지를 위해 조성한 골프장. 공무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30~35%의 할인혜택을 받고 있다. 전체 64만평 규모로, 현재 18홀이지만 9홀을 추가건설하기 위한 인허가가 진행 중이다. 전체 81만평 36홀인 기흥골프장은 경찰 퇴직공무원들의 모임인 경우회가 지난 91년 개장했다. 당시 경우회가 건설업자에게 공사비 명목으로 경영권을 일부 양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특혜시비가 불거져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현재 소유회사는 삼남개발이며 이 회사 지분의 절반을 경우회가 갖고 있다.

◆골프장 추가 개발로 막대한 개발이익=이들 골프장의 경우, 신도시에서 제외되면서 막대한 개발이익도 예상된다. 화성 상록은 64만평 중 10만평을 향후 리조트로 개발할 계획이며, 리베라도 골프텔과 골프연습장가족호텔 등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A사 김모 사장은 “이들 골프장 내에 짓는 주택은 신도시 기반시설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어 엄청난 고가에 분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골프장을 아파트로 개발하면 개발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근 골드 골프장 내에 완공된 골프빌리지(47~87평형)는 분양가가 최고 25억원에 달했지만 모두 팔렸다.

이들 골프장의 경우, 회원권값도 이미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 3억원대 초반에 머물던 기흥골프장은 신도시 발표 이후에만 5000만원 정도 호가(呼價)가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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