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작은 평수가 맵다

뉴스 장원준 기자
입력 2007.05.17 23:59

강남 고가 중대형 하락세 강북·신규 중소형은 오름세
세부담·대출규제 적어 실수요자 몰려

주택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바뀌면서 중소형 아파트가 일반 매매시장은 물론 신규 분양 시장에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 들어 강남 등 ‘버블 세븐’ 지역의 대형은 시세가 미끄러지고 있지만, 중소형은 소폭이나마 오름세다. 신규 분양 시장에서도 중소형과 대형의 명암은 엇갈린다. 중소형은 최고 100대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보이는 반면, 큰 평수는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중소형 가격 강세, 청약률도 높아

현대건설이 이달 초 문을 연 파주 문산 ‘힐스테이트’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벌써 청약이 끝났지만, 매일 1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이 시작된 오산 원동 힐스테이트 역시 지난 주말에만 1만여 명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김현주 파주 분양사무소장은 “중소형 위주로 미계약분에 대한 사전예약이 하루 평균 60~100건쯤 된다. 청약가점에서 불리한 소비자가 수도권 지역의 우량 물건을 미리 선점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주택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약가점이 높지 않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규제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중소형 평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파주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


침체됐던 새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중소형이 선전하고 있다. 경기 부천시 ‘송내자이’ 아파트는 지난 15일 1순위 청약에서 24평형이 18.3대1, 32평형이 1.02대1로 각각 마감됐다. GS건설 관계자는 “40평형대는 청약 통장 1순위자도 거의 없고, 분양가격도 6억원대로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래미안 미아’도 2차 33평형이 127대1의 근래 보기 드문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강남 고가 중대형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35평형 로열층은 13억원 선으로 작년 말(15억5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빠졌다. 반면, 강북 지역 중소형은 실수요자가 꾸준히 찾으면서 시세가 소폭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4월 말까지 서울 아파트의 평형별 매매가 상승률은 20~30평형대가 2.2%로 1위를 기록했다. 50평대 이상 대형은 0.6%로 전체 평균(0.76%)에도 미치지 못했다.

◆세(稅)부담 없고, 대출 규제 적어


최근 중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원인은 오는 9월부터 실시될 청약가점제와 함께 종합부동산세 등 세부담, 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점제 시행 시 당첨확률이 떨어지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서둘러 청약에 나서고 있는 데다, 보유세 부담이 큰 대형 평수는 대출도 묶여 있는 탓이다. 최근 들어 20~30평형대는 발코니 확장을 통해 7~10평쯤 내부 공간을 넓게 쓸 수 있게 된 것도 중소형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로 꼽힌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은 “연봉이 5000만원이라도 담보대출 가능금액은 1억~2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큰 평수를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담보대출 금리도 지속적으로 올라 대출을 끼고 큰 평수를 구매하기가 더욱 부담스러워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금리는 1년 전과 비교해 최고 1%포인트 올랐다. 1억원을 빌렸다면 올해 이자 부담이 작년보다 80만~100만원쯤 더 늘어난 셈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중소형은 대형과 달리 투자 금액이 적고, 대출 규제도 덜 받고 있다”면서 “가격 상승기엔 대형이 유리하지만, 안정기엔 실수요자가 많은 중소형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화제의 뉴스

19년만에 날아오르는 거여·마천뉴타운…1.6만가구 정비계획 완료
"두달도 안돼 2조 수주"…독하게 맘먹은 삼성의 재건축·재개발 질주
수도권 내집마련·전세살이, 더 팍팍해진다…주택기금 금리 인상
"공실지옥 되느니 떨이로 팔자"…'상가 전멸' 광명 신축 아파트 근황
토허제 풀자 30억·40억 돌파…잠실 '엘·리·트' 국평 30억 눈앞

오늘의 땅집GO

"차라리 떨이로 팔자"...'상가 전멸' 광명 신축 아파트 근황
토허제 풀자 30억·40억 돌파…잠실 '엘·리·트' 국평 30억 눈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