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꽁꽁 언 부동산 다소 풀리지만… 겉옷은 준비하셔야

뉴스 장원준 기자
입력 2007.05.14 23:20

부동산시장 따뜻한 바람… 그래도 아직은…

현대건설이 경기 오산시 원동에 짓는 ‘오산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주말에 2만 여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분양가(평당 780만원선)가 주변보다 싸고 최근 주거 타운으로 주목받는 곳이긴 하지만, 모델하우스의 문을 열기 전부터 이어진 수요자들의 분양 문의는 찬바람 부는 요즘 주택시장에서 의외였다.

이뿐 아니다. 경기 부천 송내동에 들어서는 ‘송내 자이’의 모델하우스도 지난 토·일요일에 2만 여명의 인파를 맞이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선보이는 ‘미아 래미안 뉴타운’과 경기 안양시 비산동에 입지할 ‘성원 상떼빌’의 모델하우스도 주말 방문객 1만 여명을 넘어섰다.

‘강남권 아파트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31평형은 이달 들어 9억2000만원의 매매가 이뤄졌다. 아예 거래가 이뤄지지 않거나 거래가 돼도 9억원에 못 미쳤던 지난 3~4월에 비하면 오른 시세다. 지난 4월의 ‘10억원 거래’로 화제를 뿌렸던 이 아파트 34평형은 이달 들어 급매물이 11억5000만~11억6000만원 선에 팔린 뒤 11억원 대의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잠실 주공5단지도 5월 들어 실거래가가 약간 올라가면서 약 5건의 급매물이 소화됐다. 한때 8억2000만원 선까지 떨어졌던 개포 주공1단지 15평형은 5월 들어 실거래가 8억6000만~8억7000만원, 매도 호가 8억7000만~8억8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에 온풍 부나?

꽁꽁 얼어붙어 있던 주택시장에 미약하나마 온기(溫氣)가 느껴지고 있다. 급락하던 재건축 아파트의 급매물이 간간이 소화되는가 하면, 서울·수도권의 분양 아파트에 수만 명의 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극히 일부에서이지만 ‘집값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시장은 재건축 단지이다. 작년의 11·15대책 이후 줄기차게 내림세를 타던 재건축 아파트가 최근 급매물 일부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하락폭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세 조사업체인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은 지난 주 0.45% 떨어져 전 주(-0.58%)에 비해 낙폭이 감소했다. 자연스럽게 서울 전체의 아파트값 변동률도 지난 주에 -0.09%로, 전 주(-0.14%)보다 완만해졌다. 김우희 ‘저스트알’ 상무는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은 거의 다 나온 반면, 일시적 2주택자나 종합부동산세 고액 부담자의 급매물을 노리는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호가 하락세가 멈추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20~30평형대를 중심으로 한 중소형 평형 분양 아파트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청약가점제가 실시되면 당첨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신혼부부나 1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건설사들이 내놓는 회심의 기획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세금 급증과 대출 옥죄기에 따라 대형 평형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중소형 평형 아파트가 상대적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닥론은 시기상조

하지만 아직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과 대출 억제, 분양가 상한제, 보유세 급증 등 집값을 내리누르는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으므로 ‘집값 바닥론’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재건축단지를 제외하고는 일반 아파트는 급매물도 많지 않고, 또 매수세도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더구나 강남권 등 소위 ‘버블 세븐’의 약세 속에서도 상대적인 강세를 보여온 강북권의 집값마저 최근 하향세로 돌아서면서, 당분간 주택가격 반등은 점치기 힘들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집값이 급등하던 작년 4분기에 주택을 구입한 1주택자들이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는 일시적 2주택자로 아직 많이 남아있는 데다 처분 조건부 대출을 받은 투자자들도 적지 않아 올해 가을까지는 매물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델하우스의 열기에 대해서도 분양사들이 내건 경품 때문에 방문객이 몰렸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실제 청약률과 계약률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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