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심층 분석] 집값 가파르게 떨어진다

뉴스 장원준 기자
입력 2007.05.02 23:43 수정 2007.05.03 07:29

개포우성 1차 65평 5억 떨어져… 대치동 은마 34평 10억에 팔려
강남권·용인·분당·과천 등 아파트값 급락 단지들 속출

“은마아파트 34평형이 실제로 10억원에 거래됐군요. 지난달 19일에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건설교통부는 2일 매우 상징적인 발표를 했다.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얼굴’ 격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이 10억원에 매매된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시장에 무성했던 ‘은마 34평형의 10억원 매매설’은 전문가들도 반신반의했지만 실거래가 신고를 통해 사실로 밝혀졌다.

이 평형은 지난 1월에만 해도 13억원까지 거래됐고, 3월과 4월 초에도 거래가는 12억2000만~12억7000만원이었다. 매도 호가(팔겠다고 내놓은 가격)는 연초 한때 14억원선까지도 올랐다. 그런 아파트가 10억원에 거래됐으니 집값 중 4분의 1쯤이 3개월 만에 사라져버린 셈이다.

◆1·11 대책 이후 강남과 수도권에 수억원 급락 속출=물론 이 경우는 헐값에 나온 급매물이어서 은마 34평형 평균 매매가(높은 거래가와 낮은 거래가의 평균을 낸 매매가)가 10억원까지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 1·11 대책 이후 집값이 하락세를 타면서 평균 매매가가 급락한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아파트들은 주로 서울 강남권이나 용인·분당·과천 등에 몰려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조사에 따르면 집값이 정점을 치닫던 작년 12월에 비해 평균 매매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 1차’ 65평으로 37억원에서 32억원으로 5억원이 떨어졌다. 하락률은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43평형의 18.52%(하락폭 2억5000만원)가 가장 높았다.


강남구의 대치동 선경1차 57평형, 삼성동 홍실 54평형, 대치동 미도1차 46평형도 4개월여 만에 평균 매매가가 3억원 이상 떨어졌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43평 이외에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101평,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43평형, 잠실 주공5단지 36평형, 분당 서현동 효자삼환 58평도 이 기간 동안 2억원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반면 서울 강북권 등 예전의 비인기 지역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강북권을 통틀어 평균 매매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동대문구 답십리 두산 위브 25평형의 하락폭은 3700만원(12.29%)에 그쳤다. 강북권에서 평균 매매가가 2000만원 이상 떨어진 아파트는 노원구 공릉동 신도 50평형(3000만원), 은평구 구산동 경남아너스빌 32평형(2250만원) 등 손에 꼽을 정도이다.

◆강남권 대세 하락 여부는 논란=‘강북과 강남의 신세 역전’ 양상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강남권 집값의 대세 하락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대출 억제 등 악재가 겹치면서 강남권에서 나오는 최근 급매물의 가격은 정상가보다 내려갔다”며 “강북의 집을 팔고 강남으로 갈아타거나 중대형 평형으로 옮겨 타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진단했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올해 말까지 강남권 집값이 조금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시점이 하한가라는 것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우수한 급매물을 잡아서 인기 지역에 입성하기에는 현재가 좋은 기회”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RE 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당분간 강남권 집값의 반등은 힘들고 5~10%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집권당의 부동산정책을 보고 강남권 주택의 매수를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급매물 아파트를 사더라도 과도한 대출을 끼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닥터아파트’ 김경미 리서치센터장은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대출이 많으면 집값 상승분이 이자 부담으로 상쇄될 것”이라며 “자산과 수입을 감안해 대출 수준을 조절하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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