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과천·파주·일산 공시가 40% 이상 올라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07.04.29 23:01

양천구 46%, 강서구 38% 인상
목동 35평 보유세 2배 이상 늘어
급매물 늘었지만 매수세는 없어

“보유세가 500만원이 훨씬 넘게 나오면 집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김모(50)씨는 34평형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작년에 비해 무려 48%나 오르면서 보유세가 작년 216만8400원에서 올해 580만7700원으로 168%나 올랐다. 김씨는 “양도세도 2억원 이상 내야 해 집을 팔기도 난감하고, 그렇다고 계속 갖고 있자니 보유세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3단지 35평 아파트도 공시가격이 35% 오르면서 작년 135만원이던 보유세가 올해 371만4600원으로 치솟았다. 4~5년 전 수십만원에 불과했던 강남권 아파트 보유세가 수백만원으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은 보유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매물은 증가하겠지만 집을 사겠다는 수요는 더욱 위축돼 집값 하락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도 지역 공시가격 큰 폭 인상=보유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인상률은 전국적으로 22.8%. 그러나 작년 집값이 크게 올랐던 과천(49.2%), 파주(48.1%), 안양 동안구(47.8%), 군포(47.7%), 성남 수정구(47.3%), 서울 양천구(46.15%), 고양 일산(40.3%) 등이 40% 이상 인상됐다. 서울 강북의 광진(29.4%), 마포(29.3%), 노원구(25%) 등도 인상률이 30%에 근접했다. 특히 집값이 비싼 주택일수록 공시가격 인상률이 높았다. 2억원 이하는 10%대의 인상률이었지만 2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30% 이상 올랐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보유세= 일부 아파트는 최고 3배까지 보유세가 늘어난다. 집값 상승률보다 보유세 인상률이 훨씬 높은 것은 과표 적용률(세금 부과의 기준)이 매년 10%씩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값이 전혀 오르지 않거나 소폭 하락해도 보유세는 더 늘어나는 구조이다. 여기다가 종합부동산세가 누진 과세라는 점도 보유세 상승률을 높이고 있다. 고액의 보유세를 내는 아파트가 올해 크게 늘어났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59평형은 보유세가 작년 1645만6000원에서 올해 2896만3000원으로 1000만원 이상 늘어났다.


◆고가 아파트 급매물 증가 불가피=보유세가 급증하면서 급매물은 늘어나는 반면 매수세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특히 세금 부담이 대폭 늘어난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5월 말까지 잔금을 수령하거나 소유권 이전 등기신청을 마치면 올해 보유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반면 구입자들은 6월 이후 등기를 하면 종부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

여기다가 일시적 2주택자들의 매물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사 등의 목적으로 2주택자가 된 사람들은 1년 이내에 주택을 팔지 않으면 양도세가 50%로 늘어난다. 반면 대출 규제에다 늘어난 보유세로, 고가 주택은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태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보유세가 많이 오른 1가구 1주택자들은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진퇴양난”이라며 “대출을 많이 받은 고가주택 구입자를 중심으로 가격을 낮춘 급매물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으로 하락세 확산=상대적으로 보유세 부담이 적고 대출 규제가 약해 작년 하반기부터 강세를 유지해온 서울 강북·수도권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부터 분양가 규제제도가 도입돼 시세보다 20% 정도 싸게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매수세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건교부는 지난주 서울 강북 집값이 처음으로 하락(0.07%)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뱅크도 “지난주 용인·화성·양주 아파트 단지 중에는 평균 10% 이상 가격이 급락한 단지들이 나타나는 등 가격 하락세가 비(非)강남권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래도 급감했다. 수도권 주택거래 신고지역을 기준으로 할 때 작년 10월 마지막 주에는 3306건이 거래됐으나 4월 첫 주에는 213건만 거래된 것으로 신고됐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은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비강남권도 거래 중단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주택시장의 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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