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마켓 트렌드] 제주 땅 사면 ‘대박’?

뉴스 이경은 기자
입력 2007.04.25 23:31

규제 많아 가격 상승률 전국평균의 절반

“제주도라고 하면 막연히 환상을 갖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곳곳에 함정이 널려 있으니까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합니다.”

지난 20일 신한은행 주최로 ‘제주도 부동산 필드 아카데미’ 행사가 열렸다. 금융자산을 30억원 이상 예치한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이 현장에서 ‘땅 투자’를 위한 실전 연습을 받은 것. 고준석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경치 좋은 바닷가 땅은 무조건 사두면 오른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면서 “해안도로변 20m 이내 지역은 절대보전지역이어서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되는 등 호재에 힘입어 과거 2~3년간 투자한 사람들이 많지만, 오히려 낭패를 본 경우가 많다고 고 팀장은 설명했다. 생각보다 땅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주도 땅값 상승률은 최근 몇 년 동안 전국 평균의 절반인 1~2%대에 그쳤다. 땅값이 오르려면 인구 유입이 활발해야 하는데, 제주도는 인구가 적은 데다 토지의 65% 이상이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어서 수익성 있는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 팀장은 “제주도는 섬이라서 직접 와보기가 힘들기 때문인지 부동산 업자 말만 믿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며 “하지만 사실 확인 없이 주변의 개발 호재만 믿고 투자하면 후회할 수 있다”고 했다. 등기부에 표시되지 않는 권리를 확인하려면 현장에 가봐야 한다는 것이다.

땅값이 주변 시세보다 평당 10만~20만원씩 싸다고 해서 덜컥 계약하는 것도 손해 보는 지름길이다. 제주도에는 묘지가 수풀 속에 숨겨져 있는 땅이 많은데, 묘지 있는 땅은 이장 작업을 해야 하는 데다, 묘지 후손이 이장하지 않겠다고 나오면 별 대응책이 없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는 것.

제주도는 돌담으로 경계를 표시해 둔 곳이 많은데, 실제로는 돌담과 필지 경계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계 측량도 필수라고 한다.

또 제주도 전역에 380여 개 가까이 분포돼 있는 기생화산(오름)도 피해야 한다. ‘오름’ ‘봉’ ‘산’ 등의 고유 이름이 붙어 있는데, 이 지역은 절대보전지역이라서 개발이 불가능하다. 제주도는 도로·전기·상하수도가 연결되지 않은 토지가 많고, 개별적으로 지하수 허가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상하수도가 없는 곳은 투자 리스크(위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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