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청약 가점 배치표’… 과연 내 등수는?
‘도대체 나의 가점은 전체에서 몇 등, 몇 %나 될까?’
오는 9월 청약가점제 시행을 앞두고 청약을 노리는 무주택자들이 대부분 갖고 있는 의문이다. 절대 점수는 단순 계산으로 측정할 수 있지만, ‘상대 점수’는 다른 무주택자들의 가점까지 알아야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의문에 참고가 될 ‘가점별 청약 가능 자료’가 나왔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가 수도권 청약통장 가입자 3000명을 분석해 만든 이 자료는, 대학입시로 치면 ‘수능 300점은 A대 B학과 지원 가능’ 식의 ‘대학 진학 배치표’와 비슷한 성격이다.
◆20% 들려면 48점, 30% 들려면 43점은 돼야
이 분석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상위 10% 안에 들기 위해서는 가점 점수가 53~55점(만점 84점)은 넘어야 한다. ‘상위 10%’는 전문가들이 유망 아파트의 당첨 가능권으로 꼽는 기준이다. ‘전용 25.7평 이하’와 ‘전용 25.7평 초과, 30.8평 이하’의 경우, 상위 10% 안에 들기 위해서는 가점이 53점은 넘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평형대에서 상위 20% 안에 포함되려면 48점, 상위 30% 안에 포함되려면 43점은 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평형이 커지면 ‘커트라인’도 조금씩 높아졌다. ‘전용 30.8평 초과, 40.8평 이하’ 청약자의 경우 상위 10% 안에 포함되려면 54점, 상위 20% 안에 포함되려면 48점, 상위 30% 안에 포함되려면 44점은 넘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전용 40.8평 초과’ 통장 가입자의 경우, 상위 10% 안에 들기 위해서는 55점, 상위 20% 안에 들려면 49점, 상위 30% 안에 들려면 45점은 넘어야 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이 조사에서 직계 존속의 3년 이상 계속 부양 여부 등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아 실제 점수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분석은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해 하반기에 서울·경기·대구·전남 등 4개 지역의 청약자 6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비해서는 커트라인이 높아졌다. 주택산업연구원 분석에서는 가점 50점을 넘으면 상위 6.5% 안에, 45점을 넘으면 상위 14.4% 안에, 40점을 넘으면 상위 20.4% 안에, 35점을 넘으면 상위 31.2%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됐다.
◆용인 흥덕·파주 운정 당첨권은 상위 20% 추정
닥터아파트는 ‘상위 10%’에 포함될 경우, 판교신도시나 송파신도시 등 인기 지역의 당첨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상위 20% 안에 포함될 경우 용인 흥덕지구, 파주 운정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신도시와 택지지구의 당첨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닥터아파트 김경미 팀장은 “수도권 택지지구는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가점제 점수가 수도권 1순위 무주택 청약자 중 최소한 상위 30% 안에는 들어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 신도시는 오는 9월 A20-2블록에서 948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이 지역은 지난해 신구건설·금강주택·삼부토건·한성 등이 토지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민간택지로 인정받은 곳으로 39평형 이상 중대형 평형이 분양될 예정이다. 이곳 이외에는 올해 상위 10% 청약자들이 공략할 단지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상위 10% 청약자는 판교신도시에서 당첨되지 않으면 조금 기다린 후 광교신도시나 송파신도시 등에 청약하라는 조언이다. 광교신도시는 2008년에 약 1만여 가구가, 송파신도시는 2009년에 약 2만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용인 흥덕지구 Ab4블록에서는 오는 9월 34평형 47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2기 신도시인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오는 10~12월에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총 9개 단지에서 8166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