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아파트 집착증 버리고 오피스·상업용 늘려라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07.04.15 23:16

메가건설 프로젝트<下>‘복합개발’ 성공 조건
한국, 대부분 주거용 개발만 활발 “도시경쟁력 도움 안된다” 비판
日 등 해외선 오피스 위주로 수익 先분양 대신 임대로 투자금 회수를

지난 3월 30일 오픈한 일본 도쿄 미드타운. 미쓰이 부동산이 컨소시엄 형태로 3조원을 투자, 3만여 평의 부지에 오피스·호텔·주거시설·쇼핑센터 등 6개 건물로 개발한 복합단지이다. 쇼핑센터는 물론 독특한 조경시설과 산토리 미술관 등 문화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문을 열자마자 하루 10만 명 이상이 찾고 있다.

2003년 사무실·쇼핑·주거시설로, 복합 개발된 롯폰기힐스도 연간 방문객이 3000만 명이 넘었다.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필수 관광 코스로 부각됐다. 롯폰기힐스에는 다국적 기업들까지 입주하면서 일본 경제 회생에도 상당한 도움을 줬다는 평가이다. 일본 정부는 “빌딩·쇼핑센터 같은 부동산개발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인프라’”라며 초대형 개발에 대해 층고 완화·자금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우리도 최근 수조원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초대형 부동산 사업 프로젝트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계획만 무성할 뿐 사업자 선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다. 또 지나치게 아파트 위주의 개발계획이어서 도시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울 한국의 최고층 건물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우리 건설업계가 상업용지에도 선(先)분양이 가능한 아파트 위주로 짓다 보니 최고층 건물이 아파트인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 집착증’이 개발의 최대 걸림돌=서울시가 용산 철도청 부지에 대해 160층의 초고층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토지 소유주인 철도청은 ‘사업 포기설’까지 흘리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주상복합 아파트 비율. 미리 분양해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아파트 물량이 적어 투자비 회수가 어렵다는 것. 서울시가 상암동에 추진 중인 130층짜리 초고층 빌딩도 선(先) 분양이 어려운 오피스·호텔 위주여서 건설업체들이 나서지 않고 있다.

국제 업무단지를 목표로 하는 송도 신도시도 아파트·주거용 오피스텔 건축은 활발하지만 오피스·호텔·상업시설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외국의 경우, 선 분양을 하지 않고 임대를 통해 장기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도쿄 미드타운이나 롯폰기힐스의 경우, 호텔·오피스·상가는 물론 아파트도 분양하지 않고 임대해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단지 전체를 소유하기 때문에 계획 단계부터 지역 상권의 활성화, 쇼핑객 유치, 기업 유치 등에 대한 전략을 세운다. BHP코리아 최재원 상무는 “호텔·오피스는 운영수익과 함께 건물 시세차익까지 챙길 수 있어 외국인들은 복합개발을 선호한다”며 “우리 기업들은 단기 수익을 내기 위해 아파트 위주 개발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 오피스·쇼핑센터·호텔·주거시설로 복합 개발돼 연간 3000만명이 찾는 도쿄의 명물 관광코스가 됐다.


◆오피스 개발도 외국인이 독식=국내 기업들은 오피스·상업시설이 지어져야 할 상업용지에도 주상복합·주거용 오피스텔만 대거 지어 오피스 부족 현상까지 낳고 있다. 서울 강남권 테헤란로의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이 2%대로, 사무실 이사 수요를 감안하면 거의 빈 사무실이 없는 상태이다.

우리가 아파트에만 집착하는 사이 외국인 투자가들은 서울 오피스 시장을 독식한 상태. 스타타워·파이낸스센터 등 서울 시내 주요 오피스는 대부분 외국인 투자가들이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임대료 수익과 함께 시세차익도 챙기고 있다.

신규 오피스개발도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에 짓고 있는 국제금융센터는 AIG, 여의도 통일주차장 부지에 건축예정인 72층의 오피스·호텔·쇼핑센터는 스카이랜이라는 외국계 회사가 개발을 맡고 있다. 피터 왈리크노스키 스카이랜 사장은 “서울이 상하이·홍콩·도쿄와 경쟁하려면 좀 더 많은 오피스와 호텔·상업시설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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