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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2018년 이후 인구가 줄어들면-부동산] 구매 인구 감소해 집값 떨어져… 중대 형 인기는 지속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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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03.09 05:08 수정 2007.03.10 15:43

수도권 인구 집중은 당분간 계속… 고령사회로 신도시가 올드타운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경기도 분당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대우건설을 주택 건설실적 1위 업체로 끌어올린 공신 중 한 명인 김승배 피데스개발 부사장. 1999년 대우건설이 워크아웃으로 존립의 위기에 처했을 때 김 부사장(당시 주택사업팀장)은 ‘경기순환 분석을 통한 호황기의 대비’란 제목의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의 핵심은 2000년대엔 한국 전체 인구에서 주택 구매력을 갖춘 30~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외환위기 여파로 연간 주택공급 규모는 이전의 절반 이하로 급감하고 있어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면 아파트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공격적으로 주택사업을 수주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당시는 외환위기 여파로 부동산 불패신화가 처참히 무너진 시절이어서 이 보고서는 실로 생뚱맞은 것이었다. 하지만 객관적인 통계청 인구 및 주택공급 통계 자료를 근거로 제시된 이 같은 분석은 임원진에 의해 전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대우건설은 이때부터 공격적으로 아파트,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등 다양한 주거시설을 수주하기 시작했다. 예상이 맞아떨어져 2000년부터 주택시장이 활황기를 타면서 분양은 성공에 성공을 거듭했다. 그 결과 대우건설은 2001년부터 내리 5년 연속으로 주택공급 실적 1위를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공은 대우건설이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영 정상화를 조기에 실현하는 계기가 됐다. 주택공급실적 1등은 대우건설의 경영이 정상적일 때도 한번도 달성해 보지 못한 영광이었다. 인구통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한 조직이나 개인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면 한국의 인구가 줄어드는 2018년 이후부터 주택시장은 어떻게 될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인구가 줄면 주택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데 별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1인가구나 2인가구가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인구 감소세가 계속되면 집이 남아돌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1자녀밖에 없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자식 세대들이 집을 구매하지 않아 집값이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양쪽 부모로부터 집을 물려받으면 2채나 되는데 굳이 집을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인구가 줄고 있는 이웃나라 일본에선 이미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70년대 주택보급률 100%를 달성한 일본의 경우 외동딸이나 외동아들이 집을 구매하지 않은 것이 부동산 시장을 10년 이상 장기 침체에 허덕이게 만든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기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데다 모든 지역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향후 10년 정도의 부동산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들은 우선 인구가 감소하려면 아직 11년이나 남았다고 말한다. 11년 후에 일어날 일에 겁먹고 벌써부터 부동산에서 발을 빼기는 이르다는 얘기다.
전체 인구는 줄어들더라도 수도권 집중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수도권 인구는 휠씬 이후부터 줄어들 것이란 시각도 있다. 특히 향후 10여년간 40~50대 인구층이 아주 두터워진다는 점은 중대형 아파트 낙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인구 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는 책을 쓴 홍춘욱 키움증권 리서치팀장은 “인구 구성상 가장 왕성한 부동산 구매력을 가진 40~50대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7%에서 2015년 33%로 정점을 이룬다”며 “이들이 중소형 평형에서 중대형 평형으로 갈아타는 동안 인기 주거지역의 중대형 평형 아파트 시장은 호황을 누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심지어 2022년까진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가 끄떡없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볼 때 2015년 40~50대 인구가 정점을 이루지만 수도권에선 2022년까지 40~54세 인구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539만명인 수도권 40~54세 인구는 2022년 677만명까지 늘어난다. 이는 수도권에서 중대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향후 15년 동안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 도쿄 도심의 빌딩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부동산 시장이 10년 이상 장기 침체에 허덕였다.

이들이 불안한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어느 세대보다 공격적인 재테크를 감행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비수도권보다는 수도권, 다세대·다가구보다는 아파트를, 중소형 평형보다는 중대형 평형을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인구가 늘더라도 주택시장이 맥을 못 출 수 있다.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을 때다. 국민소득이 연간 4%씩 꾸준히 상승해 40~50대의 구매력이 유지되는 것이 부동산시장 활황의 필수조건이다.
닥터아파트의 오윤섭 사장은 “당분간은 아파트 등 자신이 잘 아는 부동산 중 내재가치가 높은 부동산에 투자하고 인구가 감소하기 몇 년 전에 이를 처분해 예금·펀드·채권 등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급격한 고령화의 진행도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기상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노인 인구 7%)에 접어들었다. 2019년 고령사회(14%)에 진입하고 2026년엔 초고령사회(20%)에 도달한다.
고령사회와 관련한 논란의 핵심은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든 이웃 일본의 신도시처럼 우리나라 신도시도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자 주민만으로 구성된 올드타운으로 전락할까 하는 점이다.
일본 신도시에선 이미 젊은층의 도심 회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산업구조가 지식형으로 바뀌면서 도심에 많은 일자리가 있는 데다 젊은층이 생활이 편리한 도심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또 도시재생사업으로 도심이 재개발되면서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탈바꿈한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이에 따라 도쿄 주변에 건설된 신도시는 올드타운으로 전락하면서 활기를 잃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신도시를 자꾸 만드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당장 눈앞의 집값 문제에 급급해 10년 후 닥칠 고령사회를 고려하지 않으면 일본 같은 문제에 봉착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이도 많다. 우선 일본 도쿄와 우리나라 서울의 상황이 다르다고 말한다. 수도권 집중도부터가 그렇다. 일본엔 오사카, 나고야 등 여러 지방 도시가 고루 발전돼 있어 우리나라만큼 수도권 집중도가 높지 않다. 그러다 보니 수도권 인구집중도의 경우 서울은 50%에 육박하지만 도쿄는 32% 수준밖에 안 된다.
또 도쿄의 크기가 서울과 2기 신도시를 모두 포함한 지역보다 크다는 점도 다르다. 일본으로 치자면 우리나라 2기 신도시 지역은 외곽의 신도시가 아니라 도쿄 시내라는 얘기가 된다. 결국 정부가 밝힌 것처럼 연간 40만 가구의 주택을 꾸준히 공급해야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어느 쪽의 의견에 더 공감하느냐를 떠나 “인구변화에 주목하면서 10년 후를 내다보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김승배 부사장의 말은 두고두고 재테크의 금과옥조로 삼을 만하다. 
조성근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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