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대책 이후 집값은… 전문가들 전망
입주 물량 줄어 전세시장은 강세 예상
‘1·11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과 수도권에서 부동산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추가하락을 기대하면서 거래 중단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처럼 버블(거품)붕괴와 같은 집값 급락현상도 우려하고 있다. 향후 집값은 어떻게 될까.
본지 부동산팀이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전문가들은 당분간 약세는 이어지겠지만 일본과 같은 버블붕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분양가 규제로 주택공급이 감소해 내년 이후에는 집값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관망세속에 매매가만 소폭 하락= 대부분 전문가는 올해 집값은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이 일단 효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올해는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채 관망세 속에 매매가만 약간 떨어지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 중단사태도 지속될 전망이다. 박환용 경원대 교수도 “9월 이후 분양가 규제를 받는 저렴한 아파트에 대한 기대심리로, 기존 아파트에 대한 거래도 급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시장은 강세= 전세시장은 강세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올해 서울·수도권의 입주 물량(아파트·주상복합·오피스텔 포함)은 14만5000가구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작년보다 약 3만 가구쯤 줄어든 것으로 입주물량 부족이 예상된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입주물량 부족 등으로 전세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셋값 강세가 이어질 경우, 집값도 소폭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박원갑 ‘스피드뱅크’소장은“2003년의 강력한 10·29 대책 이후에도 1년간 서울 집값은 1% 하락에 그쳤다”며 “상반기에 약보합세를 보인 후 전세난 등으로 하반기에 반등, 결국 2~3% 상승으로 올해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부족으로 내년 반등 가능성도 제기= 정부의 규제가 이어지면서 주택 공급이 감소, 결국 내년 이후에 집값이 또다시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2008년 이후부터 집값 반등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홍배 대한주택건설협회 부장은“공급물량 감소가 누적돼 2010년쯤에는 가격 폭등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양극화 현상 심화= 수도권 외곽 공공택지의 주택공급은 늘겠지만 강남권 등 서울은 정부 규제로 주택공급이 감소, 집값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김영진 대표는“강남권 등‘버블세븐’지역의 집값은 오르고 비인기 지역이나 수도권 외곽, 지방 시장의 주택 가격은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점쳤다. 재건축 시장에 대해서는 하락세를 전망하는 예측이 다수였다. 특히 사업 추진의 초기 단계인 저층 재건축단지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트는 재건축단지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