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언제 어떻게 사고 팔아야 하는 걸까?”

‘1·11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청약제도가 대폭 바뀜에 따라 주택 전략을 근본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생겼다. 분양가상한제, 청약 가점제, 주택담보대출 옥죄기 등 새로운 환경에 맞는 ‘맞춤형 내 집 마련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무주택 기간 길면 느긋

무주택 기간이 길고 다(多)자녀에 나이가 많은 수요자들에게 당첨 우선권을 주는 청약가점제가 예정보다 앞당겨 9월에 도입된다. 단 채권입찰제가 도입되는 전용면적 25.7평 이상 중대형 평형의 경우 같은 액수의 채권을 써낸 경우에만 가점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인기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청약자가 채권 상한가를 써낼 것으로 보여 무주택 기간과 자녀 수 등이 당첨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선 청약가점제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수요자들은 느긋하게 기다리다가 9월 이후의 분양가 제한을 받는 신규 분양 아파트를 노릴 필요가 있다.

반면 무주택 기간이 짧고 자녀가 없거나 적은 젊은 층 수요자는 청약가점제로 오히려 당첨 확률이 떨어질 수 있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청약가점제의 혜택을 볼 수 없다면 9월 이전에 분양되는 아파트 중 입지가 좋은 곳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가능한 한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는 9월이 오기 전에 분양 아파트를 시장에 쏟아낼 것으로 보여 물량도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분양가가 높은 아파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는 “자금 여력이 있고 청약가점제 혜택을 보기 어렵다면 집값이 떨어질 경우 쏟아질 기존 주택 급매물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1주택자는 자금 사정 잘 따져라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거나 평형을 넓히려는 1주택 보유자는 본인의 자금 사정에 따라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여유 자금이 넉넉해 대출을 거의 안 받거나 조금만 받아도 되는 투자자라면 좋은 입지의 기존 주택 급매물을 노려볼 만하다. 주택시장에 불안감을 느낀 다주택 보유자들이 시세보다 매우 싸게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 수요자라면 기존 주택보다는 대금 분납이 가능해 자금 운용이 덜 빡빡한 아파트 신규 분양에 주력하라는 조언이다. 어느 경우든 1주택자는 9월이 지나면 청약 당첨 확률이 매우 낮아지므로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와 마찬가지로 9월 이전에 분양되는 주택 중 조건이 좋은 곳을 노릴 필요가 있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고민

중장기적으로 다주택 보유자는 입지가 나쁜 지역의 ‘쭉정이 주택’은 팔고, 좋은 입지의 ‘똘똘한 아파트’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여유 자금이 많고 입지 좋은 지역에만 주택을 두 채 이상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시장 불안 분위기에 휩싸여 급매물을 내놓지 말고 시장 상황을 주시하라”고 말했다.

청약예·부금에 가입한 유주택자의 경우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는 당첨 확률이 점점 떨어지게 되므로 큰 평형의 통장으로 갈아 탈 필요가 있다.

◆’대출 1인 1건’에도 대비해야

이번 대책이 나오면서 오는 15일부터 주택투기지역 담보 대출이 원칙적으로 ‘1인 1건’으로 제한된다. 투기지역에서 2건의 담보대출을 받은 투자자의 경우 두 대출 중 하나라도 상환 만기일이 되면 1년 안에 그 중 하나를 갚아야 한다. 1년이 지나서도 갚지 않으면 연체금리 외에 가산금리를 물어야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경매로 넘겨진다.

현재 주택투기지역은 서울 전역을 비롯, 전국 250개 행정구역 중 88곳이다.

그러나 담보대출 2건을 받았더라도 그중 1건이 비투기지역에 있으면 규제를 받지 않는다. 또 2건 모두 투기지역에 있더라도 �무주택자 노부모를 모시거나 �주말 부부 등은 이를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면 규제에서 제외된다. 단 이 경우에도 2007년 1월 10일 이전부터 거주하고 있어야 하고 실제 살고 있다는 것을 1년마다 한 번씩 증명해야 한다.

그동안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기관이나 여신 전문 금융회사, 새마을금고는 복수 대출과 관련된 규제를 받지 않았지만, 오는 22일부터 은행권과 같은 규제가 이뤄진다. 따라서 이들 기관에서 투기지역에 담보 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은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