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 건설된 산본·중동 등 5만 2790가구
리모델링 기준 15년으로 완화…기대감 증폭
평촌 20평 미만 아파트 3개월간 최고 32.7% 상승
1기 신도시에서 20평대 안팎의 ‘소형 아파트’가 각광받고 있다. ‘1기 신도시’란 분당·일산·산본·평촌·중동 등 1990년대 초반에 건설된 ‘고참 5대 신도시’를 일컫는 말. 이 시장이 최근 관심을 끄는 이유는,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 연한이 새해부터 15년으로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연한은 20년이었다. 이런 제도 변경에 따라 올해에 당장 리모델링 추진이 가능한 곳은 1기 신도시에서 68개 단지 5만2790가구에 달한다. 그런데 왜 하필 그중에서도 소형 아파트가 주목받을까?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팀장은 “1기 신도시의 소형 아파트는 그동안 ‘작고 낡은 집’이라는 느낌 때문에 중·대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다”며 “리모델링 추진이 가능해지자 가격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고 상대적으로 작은 자본금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는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넓고 비싼 아파트를 중심으로 세금 무겁게 매기기에 나서자, 임대사업자로 나서려는 투자자들이 1기 신도시의 소형 아파트에 눈길을 돌리는 영향도 작지 않다. 소형 평형 5채를 사들여 임대사업을 할 경우 종합부동산세와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주택자가 5억원짜리 집을 팔 경우, 1억원 내외의 소형 주택 5채를 사들인 후 세금 부담을 덜고 임대사업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단, 임대사업을 10년 이상 해야 하고, 기준시가가 3억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실제로 이 지역의 소형 아파트 가격은 많이 올랐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1기 신도시의 입주 15년 이상 단지 매매가를 조사한 결과, 리모델링 개정안이 발표된 지난해 10월 10일 이후부터 작년 말까지 이들 단지 중 20평형대 미만 아파트는 평균 23.5%, 20평형대 아파트는 17.1% 올랐다.
반면 30평형대는 8.4%, 40평형대는 6.7%, 50평형대는 6.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평촌 부흥동 ‘은하수 벽산’ 22평형은 이 기간에 약 8700만원의 오름세를 기록, 2억6000만~3억원의 시세를 형성했다. 분당 수내동 ‘양지 청구’ 24평형은 같은 기간에 8000만원쯤 오르면서 3억3000만~3억7500만원의 매매가를 보였다.
분당 ‘한솔 주공’ 4단지 15평형은 올해 초보다 4000만~5000만원 오른 1억5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20평형대 미만 아파트의 경우 평촌에서 32.7%나 올라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평형대는 산본의 상승률이 28.1%로 가장 높았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대표는 “리모델링과 임대사업이라는 호재는 대부분 반영돼 1기 신도시 소형 아파트 시세는 일단 연초에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며 “리모델링이 가시적 사업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재건축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