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5% 상승” 예측 속…‘반값 아파트’등 변수로
올해 아파트값은 어떻게 움직일까? 일부 연구기관이 버블 붕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과 일선 중개업소 사장들은 올 한 해에도 아파트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서울·수도권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부족한 데다 연말 대선(大選)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전셋값도 오를 것이란 예측이 많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상승폭은 0~5%의 완만한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다수이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반값 아파트 공약, 강남 대체 신도시 등 정부·정치권의 부동산정책 추진 상황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높다.
◆0~5%의 완만한 상승 예상
시장 조사업체 ‘부동산114’가 최근 전국 중개업소 사장 200명을 대상으로 2007년 아파트 매매가 전망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85%가 올해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체 응답자의 63%가 ‘0~5% 정도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했다. 22%만이 ‘5% 이상의 상승’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우리투자증권 양해근 부동산팀장은 “서울·수도권 입주 물량이 작년보다 30% 정도 감소한 데다 올해도 수조(兆)원대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라며 “이로 인해 집값은 강보합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사장 역시 “연말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집 주인들이 매물을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의 양극화를 예상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서울·수도권 전체적으로는 2~3% 정도 상승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올해와는 달리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 간 가격 상승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집주인들 종부세 부담 전가…전셋값도 강세 보일 듯
전셋값 역시 전반적인 강세가 예상됐다. 중개업소 사장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58%가 ‘0~5%의 완만한 상승’을 예상했고, 26%는 ‘5% 이상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집 주인들 가운데 늘어난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전셋값으로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데다, 정부의 청약제도 개선 방침으로 당분간 전세 수요 역시 줄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주택 청약에서 무주택자가 크게 유리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 내 집 마련을 못한 사람들은 당분간 전세 거주를 고수할 것이란 예측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팀장도 “전세난까지는 아니어도 봄·가을 전세철이면 전셋값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변수로 요동칠 가능성도
그러나 이런 오름세도 정부의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가장 많은 중개업소 사장들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은 것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 대출 금리와 금융권의 담보대출 축소 조치(38%). 또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 공개 (29%) 등 분양가 제도 변경의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팀장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반값 아파트’나 ‘분양가 상한제’는 물론 올 상반기로 예정된 정부의 강남급 신도시 발표 내용에 따라서 기존 아파트의 매매·전셋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올 한 해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 상품으로는 서울 뉴타운 지역(46%)이 중개업소 사장들 사이에 가장 많이 꼽혔다. 그 다음으로는 김포·파주·광교·동탄·송파 등 2기 신도시(44.5%)가 지목됐다. 행정복합도시나 지방혁신도시 일대가 유망하다고 답한 중개업자는 각각 전체 응답자의 2%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