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영종도 큰손’ 덕에 인천에도 햇살이

뉴스 장원준기자
입력 2006.12.25 22:16 수정 2006.12.26 02:38

영종지구 보상금 10억이상 700명
인천지역 아파트값 서울 상승률 앞질러
공급물량 많아지면 집값 하락 경고도

최근 인천 운서동 토지공사 영종보상사업소 앞. 대기표를 들고 보상금 수령 차례를 기다리는 주민 100여 명과 어깨띠까지 두르고 예금 유치에 나선 금융기관 직원 수십 명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3시간 가까이 기다렸다”고 투덜대는 주민들 사이를 “상담을 해주겠다”고 외치는 직원들이 누비고 다녔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4조원대 영종도 보상금을 계기로, 인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월 17일부터 23일까지 인천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0.41%를 기록, 5대 신도시(0.26%)와 서울(0.29%) 상승률을 앞질렀다.
◆4조원 넘게 풀리는 영종지구 보상금=국제업무지구와 관광레저단지, 주거지역 등이 들어서는 ‘영종 지구’에는 3조8617억원(토지공사 집계)의 토지 보상금이 풀린다. 아직 평가가 안 끝난 영업권과 건물값을 포함하면, 총 보상금은 4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5420명의 보상 대상자 중 500억원 이상을 보상 받는 개인이 2명이고, 100억~500억원 보상자만도 29명이나 된다. 10억원 이상 보상자도 700명 이상이다. 거액 보상자 중에는 대규모 염전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공사는 보상대상자 중 50%는 현지인(영종도, 인천)이고, 나머지는 외지인이라고 밝혔다. 보상금은 지난 15일부터 풀려나가 내년까지 지급된다. 토지공사는 보상액의 40%만 우선 준 후 나머지는 내년 3월 이후에 지급한다. 외지인의 경우 1억원 초과분은 보상채권으로 지급, ‘보상금 봇물’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기관들은 3년 만기 1억원짜리 보상채권을 9850만원가량에 사들이고 있어 보상자금이 넘쳐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인천 송도 신도시 아파트 공사현장.

◆보상금은 인천·서울의 아파트·상가·땅으로 갈듯= 이 돈은 어디로 갈까? 보상사업소에서 만난 5명의 투자자들은 주로 아파트와 상가, 토지에 재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아파트나 상가는 서울 강남이나 양천구, 송도 웰카운티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토지는 인근 용유도나 신도를 고려하고 있었다. 부동산 전문가인 이광수 ‘춘추’ 대표는 “보상자들의 투자 성향으로 볼 때 보상금은 인천과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으로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미 영종도 일대 부동산값은 보상금 덕분에 들썩이고 있다. 풍림아파트 44평형의 연초 평당가는 약 640만원이었지만, 최근 1000만원 선까지 올랐다. 중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영종도 아파트값이 1년 새 10~50% 올랐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 영종도의 엄광용 ‘왕산공인’ 대표는 “영종도 인근 섬인 신도에서도 바다를 조망하고 건축이 가능한 곳은 1년 사이에 땅값이 50%까지 폭등했다”고 말했다. 인근 시도, 모도, 장봉도에도 토지를 사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송도·청라지구에도 훈풍= 최근 분양한 송도 신도시 ‘웰카운티’ 아파트는 정부 규제에도 불구, 최고 103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도시개발공사 김희영 팀장은 “송도 신도시에서 나오는 거의 마지막 물량인 데다 분양가가 인근지역보다 20%가량 낮아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토공이 1순위 접수를 받은 청라지구(2단계 공동주택 용지 9개 블록)의 택지 입찰 경쟁률은 38대1을 기록했다. 특히 중소형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A29 블록은 142대1의 경쟁률을 보여, 판교 중소형 택지의 최고경쟁률 59대1을 앞질렀다.
현지에서는 송도·청라·영종 지구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방학영 공인중개사협회 인천서구 지회장은 “현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책으로 인해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상대적으로 찬밥 대접을 받아왔지만, 새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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