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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건설 알짜 공사만 맡아‘제2 전성기’

뉴스 차학봉기자
입력 2006.12.19 22:28 수정 2006.12.19 22:31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160억 달러를 넘어 1965년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이 시작된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해외건설은 70년대말~80년대초 중동 붐을 타고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며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90년대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수익성이 높은 공사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이 일반화되면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공사 종류 별로는 플랜트가 전체 수주액의 66%를 차지해 금년에도 주력 분야를 차지했다. 토목·건축 분야 또한 크게 증가해 해외건설 시장에서 효자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올 11월말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33억 달러로 가장 큰 시장이며 쿠웨이트·오만·베트남·나이지리아 등 5개국에서도 각각 10억 달러 이상을 수주했다.

공기 단축으로 현대건설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이란 사우스파 현장/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란 사우스파 준공,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서다
‘해외건설의 맏형’ 현대건설의 대표작은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공장(2·3, 4·5단계)이다. 99년 4월부터 2004년 말에 이뤄진 이 공사는 26억 달러의 초대형 플랜트 프로젝트이다. 이란 남부 해안에서 100여㎞ 떨어진 페르시아만 해상의 사우스파(South Pars) 가스전으로부터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옮겨진 천연가스 혼합물을 처리하는 가스정제 시설 건설공사이다.
현대건설은 일본과 유럽업체와의 경쟁을 뚫고 이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또 4·5단계 공사는 세계 대형 플랜트 시설공사 사상 최단 기간인 34개월 만에 준공해 세계 건설업계의 화제가 됐다. 당초 계약보다 2달 가량 공기를 앞당긴 것이다. 공기단축으로 큰 이익을 내고 발주처로부터 포상금까지 받은 이 공사는 현대건설 정상화의 밑거름이 됐다.
현대건설 이종수 사장은 “이 공사의 성공으로 현대건설의 명성이 재확인되면서 카타르·사우디·쿠웨이트 등에서 공사 수주가 줄을 이었다”고 말했다. 70~80년대 주로 근로자의 피땀으로 중동시장을 뚫었던 현대건설이 이제 기술력으로도 인정받는 세계적인 건설기업으로 우뚝 선 것이다.
쌍용건설-해외 건설의 명가, 진출범위 더 넓혀
쌍용건설은 ‘해외 건설의 명가’로 통한다.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 에미리트 타워 호텔, 싱가포르의 래플즈 시티 복합건물 등은 이 회사가 해외에 지은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 래플즈 시티 복합건물 내 ‘스탬포드 호텔’(지상 73층)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호텔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바 있다. 쌍용건설은 2006년을 ‘해외 건설 명가 부활의 해’로 선언하고, 해외사업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인도 노스-사우스 코리더(North-South Corridor) 고속도로 4개 공구를 수주한데 이어, 2월에는 싱가포르 오션 프론트 아파트(Oceanfront Condominium), 7월에는 플라자 인도네시아 확장 공사(Plaza Indonesia Extension) 등을 연이어 수주하면서, 4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지난 1977년 창립된 쌍용건설의 누적 수주액수는 총 54억 9000만 달러(약 5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17개국에서 121건의 공사를 시행했다.
해외건설 시장이 중동에 집중돼 있던 1980년대에도 이 회사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미국·일본 등 여러 나라로 진출 범위를 넓혀왔다. 특히 건설감리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싱가포르에서는 건설대상을 11회나 수상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 최고층 건물 도전 ‘버즈 두바이’
SK건설은 해외 건설 시장 가운데 중동의 쿠웨이트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 쿠웨이트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공사를 잇따라 따내며 성가를 높이고 있다. 올해 초엔 이탈리아의 테크니몽사(社)와 컨소시엄을 구성, 쿠웨이트 PIC사가 발주한 12억2000만 달러 규모의 방향족 화합물 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이는 국내 업체가 역대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금액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지난해에도 쿠웨이트 국영 정유회사인 KOC로부터 12억2000만 달러 규모의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SK건설은 “쿠웨이트는 세계 석유매장량의 약 10%를 보유한 거대 산유국”이라며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우리 위상과 기술을 인정받은 셈”이라고 밝혔다.
SK건설은 지난 1994년 현지 KNPC사가 발주한 프로판탱크 공사를 시작으로 쿠웨이트와 인연을 맺었다. 1996년 KNPC로부터 따낸 1억7000만 달러 규모의 플랜트 공사에선 현지화 부족 등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재기에 성공했다. SK건설이 쿠웨이트 진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은 2001년. 당시 최고경영자가 직접 현장을 뛰는 영업 활동을 통해 KNPC사로부터 3억900만 달러 규모의 화재 복구 프로젝트(2001년)를 따냈다.
이듬해엔 KOC 발주 복구 프로젝트(2억3700만 달러 규모)도 수주했다. 두 공사는 각각 2004년과 2005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SK건설 관계자는 “초창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되면서 현지에서 탄탄하게 뿌리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광토건-아프리카서 잇달아 수주
세계 최고층 건물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인 두바이의 주상복합건물 ‘버즈 두바이’(Burj Dubai·160층, 700m 이상·사진). 사막에서 벌어지는 이 초고층 건물의 시공사는 한국의 삼성건설이다. 지난 2005년 초 공사를 시작한지 채 2년이 안돼 90층 이상 높이까지 골조가 올라갔다. 초고속 공정의 비밀은 3일에 1개층의 공정을 완성시킬 수 있는 삼성물산 만의 독특한 기술력. 세계 30개국의 유명 건설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버즈 두바이 수주전에서 삼성건설이 기술력 평가 1위 점수를 받는 데도 이 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성건설이 세계 초고층 건물 건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계기는 1993년 말레이시아의 88층 쌍둥이 빌딩 KLCC(452m) 시공. 현재까지 세계 최고층 건물인 대만의 ‘타이페이101’(101층, 509m)도 삼성건설이 시공했다. 90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 페트로타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건설한 50층 이상, 200m 이상 초고층 빌딩만 해도 7개나 된다. 이 부문 세계 6위에 올라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한국 건설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 남광토건은 지난 4월 앙골라에서 4000여평 부지에 연면적 4700평 규모의 컨벤션센터, 귀빈 숙소 20채, 파워 플랜트 및 부대시설 등을 8개월 만에 완공했다. 이 컨벤션센터는 아프리카 석유장관 회의 개최가 예정됐던 곳. 앙골라 정부가 공사를 발주할 당시, 공기는 10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공기가 너무 짧다면 공사수주를 꺼렸다. 그러나 아프리카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던 남광토건은 과감하게 이 기회를 잡았다. 남광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작업인부와 자재도 모두 한국에서 조달했다. 남광토건 이평구 본부장은 “인부들은 영양제 주사를 맞아가며 일해야 했고, 말라리아에 걸려 병원에 누운 사람이 늘 예닐곱 명은 되다보니 의무실 침대가 부족한 실정이었다”고 말했다. 남광은 이 공사를 통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건설업체’로 알려지면서 현지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낭골의 주상복합 빌딩 단지(1억5500만달러)와 호텔(8970만달러) 공사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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