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낮고 전매 돼 당첨땐 수억원 차익
‘11·15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매매시장은 안정세를 되찾아 가고 있지만 분양시장은 과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마산의 한 분양 모델하우스에서 밤샘 줄서기 등이 벌어지는 등 투기판이 벌어진 데 이어 수도권에서도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경기 성남시 도촌지구. 주택공사가 오는 29일 분양을 앞두고 공개한 휴먼시아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대박’을 꿈꾸는 청약자 행렬로 넘쳐났다. 오전에만 3000여 명이 몰려, 내부 평면을 보기 위해 10여 분씩 줄을 서야 했다. 주차장도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주택공사 박상천 차장은 “청약저축 가입자만 분양받을 수 있는데도, 워낙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싸다는 점에서 매일 2000~3000명씩 모델하우스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밖에는 한동안 사라졌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까지 등장해 청약 과열을 부추겼다. 이들은 명함을 돌리고 고객 전화번호를 받아 적으며 “꼭 연락 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서울 방배동에서 온 기업형 부동산인 S사 김모 과장은 “이번 분양은 돈 놓고 돈 먹기나 다름없다. 분양권 프리미엄만 최소 2억원 이상 붙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청약통장을 살 수 없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꽤 있다”고 귀띔했다.
주공이 이번에 분양할 아파트(29~33평형 408가구)는 판교보다 더 ‘로또’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이 아파트는 분당 야탑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여서 ‘미니 분당’으로 불릴 만큼 입지가 뛰어나다. 평당 분양가격도 930만~980만원 선으로 판교보다 싸고, 분당지역의 같은 평형 시세(6억~6억5000만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프리미엄이 보장되는 셈. 게다가 판교가 5~10년간 전매(轉賣)가 금지되는 반면, 이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내년 12월 입주와 동시에 전매할 수 있다. 성남에 사는 이모(48)씨는 “판교도 포기하고 기다렸다”면서 “당첨되면 분양권을 팔지, 입주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분양에 당첨되기는 판교보다 더 어려울 전망이다. 판교 낙첨자는 물론이고, 그동안 통장을 묵혔던 장기 가입자들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공측은 청약 과열을 우려해 1순위 자격을 청약저축 불입액 800만원 이상으로 제한했다. 주공 관계자는 “인기가 높았던 판교의 경우, 불입액 800만원 이상인데도 떨어진 사람이 1000여 명에 달했다”면서 “이번에도 그에 못지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청약 상담자 중에는 불입액이 1000만원을 넘고, 불입횟수만 100회를 넘는 사람도 수두룩하다는 게 주공측 설명이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정부가 앞으로 신도시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집값 오름세에 대한 불안심리 때문에 신규 분양시장에서 과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