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공단지·상수원구역도 정부, 창업절차 절반 축소
선박부품 제조회사를 창업하려던 A씨(50세)는 지난 4월 ‘관리지역’ 내의 농지 4000㎡를 전용(轉用)해 공장을 설립하려 관할 B시에 공장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사전환경성 검토와 사전재해영향성 평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치기 위해 3000만원의 비용이 드는 데다 심의 절차에 두 달 이상 걸리는 것을 알고 결국 공장 설립을 포기했다.
환경보호를 위해 공장설립에 각종 규제가 가해지는 ‘관리지역’(옛 준농림지역·준도시지역)은 국토면적의 26.3%(2만6330㎢)를 차지한다. 정부는 이런 관리지역과 농공단지, 상수원보호구역 주변 지역의 공장 설립 규제를 내년부터 대폭 완화키로 했다. 또 법인의 창업 절차도 현행 12단계에서 절반 수준으로 단축키로 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21일 “기업의 창업·퇴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는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다음달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경부·산자부 등이 마련한 이 대책에 따르면, 지자체가 관리지역 내에 ‘공장입지유도지구(3만㎡ 이상)’를 지정하는 제도를 신설, 이 지구 안에 설립되는 개별 공장은 사전환경성평가·사전재해영향성평가·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관리지역이란 정부가 난개발 방지를 위해 개발을 제한하는 옛 준농림·준도시지역을 말한다.
정부는 또 상수원 보호구역(전국 353곳) 주변의 공장설립 제한 지역과 농공단지(전국 322곳, 47㎢)도 폐수종말처리장 등 일정 요건만 갖추면 공장 설립을 허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금은 광역 상수원보호구역으로부터 상류 20㎞(일반 상수원보호구역은 10㎞) 이내 공장 설립을 무조건 금지하고 있으며, 농공단지에서는 고체 연료 사용량이 연간 2000톤 이상이거나 펄프 제조업 등 66개 업종에 대해 공장 설립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환경 훼손 및 식수원보호 등을 이유로 공장 설립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또 법인 창업 절차 중 ‘상호 검색’과 ‘주금 납입 보관 증명서 발급’ 절차를 폐지하고, 국민연금 및 고용·건강·산재보험 납부와 노동사무소 신고 절차를 하나로 통합해 필요한 절차 단계를 현재의 12단계에서 절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법인 설립때 의무화돼 있는 ▲정관 및 공증 ▲주금납입증명서 제출 ▲감사선임 ▲동일 유사 상호 사용금지 ▲법인등기시 채권매입 등을 면제해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키워드] ▲관리지역: 2003년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예전의 준도시지역과 준농림지역을 통합해 만든 지역. 개발 가능성이 있는 땅을 뜻한다.
▲농공단지: 농어촌 지역에 도시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조성한 공업단지.
▲상수원보호구역: 취수(取水) 지역과 인접해 상수원 확보와 수질 보전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