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 임원과 건설회사, 컨설팅 업체들이 한덩어리가 돼 여기저기서 수억원씩 돈을 빼돌리는 바람에 결국 분양가만 치솟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국 검찰이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일제단속을 벌인 재건축. 재개발 비리 사건을 들여다보면 분양가 상승의 요인은 결국 부정 부패의 원천인 과도한 로비비용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의 절차는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구역지정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이후 조합추진위원회가 설립돼 업무를 대행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하고 조합설립 인가,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면 사전 절차는 끝난다.
조합은 시공사를 선정한 뒤 건물을 지어 분양하고, 이후 준공, 입주, 조합해산.청산 절차가 진행된다.
이 과정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은 역시 시공사 선정 때다.
재건축의 경우 시공사와 조합간 유착 고리를 끊기 위해 사업시행인가 전에는 시공사를 선정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체들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조합설립 추진 위원회 활동 단계부터 홍보요원을 고용해 추진위원들에게 막대한 금품을 살포한다.
시공사로 선정된 뒤에도 사업편의와 조합원들의 민원, 항의 무마 등 명목으로 조합장 등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졌다.
I건설의 경우 홍보요원를 통해 D재개발 추진위원 및 주민들에게 3억원 상당의 금품을 살포했고 K기업도 회사 간부가 직접 동원돼 분양대금 중 6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로비에 사용했다.
검찰 수사에서 시공사들은 통상 홍보비용으로 60억~70억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재개발 구역의 경우 총 공사비가 990억원인데 현재까지 홍보비용으로 지출된 돈이 22억원에 달한다.
건설사들은 자기의 이익을 줄이는 대신, 자재를 빼돌리거나 저가 자재를 사용하고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하는 방법으로 부족한 돈을 메운다.
동시에 로비 비용을 공사원가에 반영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다.
이 같은 비리는 금전적 손해에서 그치지 않는다.
불법적인 경로로 선정된 업체는 본전을 뽑기 위해 부실시공을 할 수 밖에 없는데다 뇌물을 받은 조합간부들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함으로써 이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
검찰 관계자는 "조합의 비리는 결국 조합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불법 비용 지출과 부동산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