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21일 가격담합 아파트 58곳을 적발, 실거래가격을 공개한 가운데 해당 주민들의 반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강남, 목동 일대는 잡지도 못하면서 변두리에 있는 우리 아파트만 괴롭히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담합 아파트는 서울 13곳, 경기 44곳, 인천 1곳 등이다. 특히 35곳이나 적발된 부천 중동 상동신도시 주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건교부의 실거래가 공개 방침에 항의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지나친 담합 가격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가격 담합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부천 중동 35곳 적발.."담합 운운은 시대착오적"
건설교통부 게시판에 항의성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단순하게 현수막 걸고, 전단지 뿌렸다고 담합 운운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타 신도시에 비교된 한심한 가격 비교이고,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건교부의 실거래가 공개를 비판했다.
모 부동산 업체가 운영하는 아파트 부천 상동 커뮤니티에도 건교부의 조치에 항의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2년 전만 해도 분당 31평과 (부천 상동 아파트가) 같은 시세였다"라며 "그러나 분당은 7억원이 넘는 반면 부천 상동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건교부 담합조사는) 강남이나 분당에 가서 할 말을 여기서 하는지"라며 "우리 단지는 아직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의 반발 목소리도 크다. 국민은행 시세가 4억6500만~5억5000만원인 42평형 호가를 8억4000만원까지 받아 실거래가 공개 대상이 된 서울 동작구 사당동 모 아파트.
이 아파트를 거래하는 A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사이에서 `강남, 목동도 못 잡으면서 왜 우리를 괴롭히냐`는 식의 반발을 하고 있다"며 "담합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란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발표가격이 시세 보다 높은 곳도..실거래가 올라갈 우려
실거래가와 정보업체의 시세가 큰 차이가 없는 지역들은 건교부의 처사에 분통을 터트리기는 마찬가지다. 노원구 중계동 중앙하이츠 27평형의 경우 부동산 정보업체의 시세는 1억5000만~1억6000만원으로 건교부가 발표한 실거래와 큰 차이가 없다.
금천구 시흥동 벽산 5단지 32평형도 정보업체 시세는 2억3750만~2억9000만원으로 정부가 발표한 2억4800만~2억7000만원과 거의 비슷하다.
금천구 시흥동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정보업체 시세가 정부가 발표한 실거래가 보다 낮은 경우가 허다하다"라며 "집주인들이 실거래가 만큼 받겠다는 곳이 많아 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 세입자 등은 "실거래가 공개 환영"..집값 안정 계기 희망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실거래가 공개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경기도 구리시 모 아파트를 구입하려다 집값 담합으로 매수를 늦춘 김모씨는 "불과 한달만에 부녀회 담합으로 1억원 이상 가격이 올라, 결국 집을 사지 못했다"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집값을 인위적으로 왜곡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재가 있어야 하고, 가능하면 형사처벌 될 수 있는 법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집값 담합 지역에 대해 정부가 실거래가를 공개키로 한 점에 대해 부동산정보제공업체들은 반기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들은 21일 정부가 담합 지역 실거래가를 공개하겠다는 발표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부가 가격담합]지역이라고 인정하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19일부터 집값 담합 아파트 시세를 제공하지 않은 부동산뱅크는 최근 20여개 아파트 시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항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58곳의 아파트에 대한 시세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대신 정부가 제공하는 실거래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조치로 집값 담합 행위가 상당부분 줄어들기 희망한다”며 “다만 집값 담합 행위가 근절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