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와 겹쳐 ‘이중부담’… 시·도마다 기반시설 달라 형평성 논란
정부가 올 7월부터 건물 신·증축시 부과하기로 한 기반시설부담금이 또 다른 분양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1월 시행에 들어간 개발부담금 등까지 감안하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의 분양가가 지난해보다 5~1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앞서서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기반시설부담금 자체에 대해서도 이미 입주자들이 부담하고 있는 각종 지방세(취득·등록세, 교육세)와 중복돼 ‘이중과세’라는 지적이 많다. 또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기반시설 설치 정도를 감안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과 위헌 시비도 제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부담하고 있는 지방세와 중복”=건설교통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기반시설부담금 시행령안은 지난해 말에 비해 부담금 규모를 대폭 낮췄다.
이를테면 서울 강남 지역의 32평형 아파트를 분양받게 되면 내야 할 기반시설부담금은 당초 가구당 1617만원이었지만, 이번 시행령안에 따르면 1200만원 정도가 된다. 여기에 학교시설부담금(192만원)을 공제하면 부담금 액수는 1000만원 선으로 줄게 된다.
그럼에도 이중 부담 논란은 잦아들지 않는다. 아파트 분양 계약자는 부담금 외에도 취득·등록세(각각 분양가의 2%) 등 각종 지방세를 내고 있다. 이들 지방세는 지금까지 지자체들이 도로·공원·학교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재원(財源) 역할을 해왔다. 또 기준시가의 0.2%인 도시계획세 역시 도시계획시설 비용 충당을 위한 목적세여서 기반시설부담금과 성격이 중복된다.
◆지역 별 형평성 논란 불가피=기반시설부담금의 산정 기준도 문제다. 건교부는 이번 시행령 안에서 “상업지역·주거지역·공업지역·녹지 등 용지별로 환산계수를 달리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 상업지역은 부담금을 줄여주고, 기반시설이 거의 없는 녹지·비도시지역은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별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된다. 같은 상업지역이라 하더라도 지방 중소도시 상업지역과 서울 명동 상업지역은 기존 기반시설 설치 정도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서울 명동에 짓는 건축물은 실제 기반시설 추가 수요에 관계없이 과도한 부담금을 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칫 위헌 시비가 제기될 수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강운산 박사는 “정부가 제시한 부담금 산정 기준은 정밀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부분도 많다”며 “명확한 기준에 의해 부담금을 산정하지 않으면 조세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5% 가량 오를 듯=분양가 상승도 불가피해진다. 기반시설부담금은 지역과 평형, 분양가에 따라 가구당 500만~2500만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올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개발부담금제도도 분양계약자에게는 큰 부담 요인이 된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각종 부담금으로 인해 올해 아파트 분양가가 5~10% 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분양가를 낮춰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기존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