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부동산은 팍 뛰더라
현대경제硏 ‘집권후반기 2년’ 경제보고서
“각종 게이트·비리사건 터져 경제 악영향”
역대 정부의 집권 후반기(4~5년차)에 주요 경제지표가 일제히 악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9일 ‘과거 집권 후반기 2년의 경제성과 평가’보고서에서 김영삼 정부(1993~1997)와 김대중 정부(1998~2002) 당시 경제현상을 분석한 결과, 집권 후반기에 경제 성장률 하락, 설비투자 부진, 소비 위축,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의 공통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두 정권은 집권 후반기 선거를 앞두고 그린벨트 해제, 재건축 규제 완화, 도시 재개발 사업 등 인기 영합적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면서 강남 아파트 가격 급등세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김영삼 정부의 경우 전반기에 강남 아파트의 매매 가격(연말기준 지수 상승률 평균치)이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후반기 들어 5.1% 올랐으며, 김대중 정부 때는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전반기 10%에서 후반기 29%로 급격히 높아졌다.
보고서는 또 두 정권의 집권 3~4년차에 발생한 인재(人災)형 대형 참사와 각종 게이트, 비리 사건 등으로 정치·사회가 불안해지고,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경제 지표가 크게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3년차(1995년)부터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가스 폭발 참사, 전직 노·전 대통령 구속, 한보 사태 관련 정·관계 비리 등이 불거졌고, 국민의 정부 때는 정현준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이용호 게이트, DJP 연합정권 붕괴, 최규선 게이트 등이 3년차(2000년)부터 연달아 터졌다.
김영삼·김대중 정부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각각 7.9%(전반기)?5.9%(후반기), 9%?5.4%로 후반기에 둔화됐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반기 각각 14.5%, 35.2%에서 후반기 마이너스 0.2%, 마이너스 0.8%로 급락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현 정부 역시 투자부진이 여전하고 최근엔 주요 경기 지표들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주요 선거들이 하반기에 몰려 있는 등 경제가 외풍(外風)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