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가는 길] ⑪ ‘로또’ 조장하는 정부
정부가 판교 민간 분양 물량의 주택형(타입)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이 됐다. 민간 분양 청약자들은 청약이 끝나는 18일까지 단지·평형·주택형별 경쟁률을 모르는 상태에서 ‘깜깜 청약’을 할 수밖에 없다.
건설교통부는 당초 순위별 청약이 끝날 때마다 전체 36개 주택형(민간분양 20개·민간임대 16개)별 경쟁률을 공개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건교부는 지난 4일 갑자기 방침을 바꿨다.
왜일까? 이번 판교 청약은 상위 공급 순위에서 탈락한 사람도 그 다음 공급 순위 경쟁에 다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이를테면 ‘성남 거주 40세·10년 이상 무주택자’는 자신의 순위 경쟁에서 탈락하더라도 ‘수도권 거주 40세·10년 이상 무주택’ 우선 공급 →‘성남 거주 35세·5년 이상 무주택’ 우선공급 →‘수도권 거주 35세·5년 이상 무주택’ 우선공급 →‘성남 거주 일반 1순위’→‘수도권 거주 일반1순위’ 등으로 차례로 내려가며 청약 자격을 유지하게 된다. 총 6번에 걸쳐 청약을 하게 되는 셈이다. 주택형별 청약 경쟁률을 공개하면 뒤에 청약을 하는 사람이 경쟁률이 낮은 주택형 쪽으로 청약을 하게 되는 만큼, 결국 먼저 청약한 사람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건교부는 다만 무주택기간과 불입총액·횟수에 따라 순차적으로 당첨이 결정되는 주공 분양·임대, 민간임대(청약저축 가입자 대상)의 청약 결과는 주택형별 경쟁률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간 분양 주택형별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으면 청약자가 몰리는 주택형은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당첨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는 반면, 청약자가 적은 주택형은 당첨가능성이 훌쩍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가뜩이나 ‘로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판교 청약을 더 극심한 ‘로또’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