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價아파트 대출제한? 집 사고 3개월뒤 再대출 가능
“뭐, 고리사채 좀 쓰면 되죠.”
대기업 과장 2년차인 임모(38)씨는 요즘 서울 대치동 S아파트 매물을 한 달째 기다리고 있다. 그는 3·30대책에서 나온 ‘고가 아파트 대출 제한’도 걱정하지 않는다. “어차피 집 사고 3개월만 지나면 다시 대출받을 수 있잖아요. 잘됐죠. 이 참에 급매물 나올 가능성도 있고요.” 그는 ‘3·30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아파트 대출 제한의 허점을 짚어냈다.
개발부담금 형평성 논란
재건축에만 부과해야할 이유 있나
장기 보유한 1주택자에도 합당한가
조흥은행 서춘수 팀장은 “6억 넘는 아파트를 사도 소유권이전등기 후 3개월만 지나면 대출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3·30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하루도 안 돼 제도의 허점과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정(黨政)이 집값 급등에 놀란 나머지 3개월여 만에 ‘뚝딱’ 대책을 내놓은 탓이다.
건설교통부 홈페이지는 31일 재건축 개발부담금제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형평성을 지적하는 내용이 많았다. “청계천 개발로 가격이 많이 오른 주변 건물의 개발이익도 환수해야 하지 않나요”(ID:김환우), “(환수대상에서) 몇 달 차로 벗어난 단지는 횡재하고, 약간 늦은 단지는 환수당하고, 웃기는 소립니다”(ID:유근호)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일선 재건축 조합도 반발하고 있다. 바른재건축실천전국연합은 “당분간 재건축을 유보하고, 입법 저지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연합측은 위헌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개발부담금제도에 “구멍이 많다”고 지적했다. 건국대 조주현 교수는 “재건축 외에 다른 개발사업과 형평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면서 “과연 재건축에만 특별히 부담금을 부과해야 할 중대한 이유가 있는지를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기와 관계없이 20~30년씩 재건축 단지를 장기 보유한 1주택 원주민에게도 무차별적인 부담금 부과가 합당한지도 검토 대상이다. ‘300가구 미만’ 재건축 단지는 부담금 부과 대상에서 빠진 것도 문제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부담금을 낸 뒤 집값이 내리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집을 팔면 누가 분담금을 내야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6억 이상 아파트의 부채상환능력을 감안한 대출 제한도 부작용이 우려된다. 집을 사서 소유권 이전등기 후 3개월만 지나면 종전과 마찬가지로 만기 10년 이상 대출시 시세의 60%까지 융자가 가능하다. 사금융을 통해 우선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사고, 3개월 후 은행 대출을 신청하면 그만이다. 소비자 부담만 늘어날 뿐, 정부가 의도한 매수 억제 효과는 의문이다.
아파트 택지공급가격을 내려 분양가를 인하한다는 정책에도 반론이 제기된다. 토지정의시민연대는 “시세보다 낮게 분양하면 투기수요만 몰린다”며 “판교처럼 주변 집값만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공공임대 주택 확충도 뜻은 좋지만, 판교처럼 ‘보증금 1억~2억원·월세 50만원’ 수준이라면 서민 임대주택이 아니란 지적도 있다.
강북 개발은?
로드맵·財源 구체성 없어 실효 의문
서울 강북 개발 계획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로드맵)와 ‘재원 마련 방법’(실탄)이 모두 빠져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로드맵’이라 해 봐야 올 7월 시행에 들어가는 도심재정비특별법을 통해 재정비촉진구역의 규제를 풀어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일 뿐이다.
실행계획으로 이어지려면 자금이 가장 중요한데,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들어가야 할 돈은 천문학적이다. 광역교통망 등 인프라개선에만 30조~40조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9월까지 서울 강북 뉴타운 중 시범구역 2~3곳을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지원방안도 없다. 미국·영국·일본 등 도심 재정비에 성공한 나라들은 대부분 중앙정부가 도심재개발 전담기구를 만들고 재정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맡았다. 건교부 관계자는 “정부 지원은 특별법을 통해 강북개발을 위한 제도 틀을 만들어주는 것까지이며, 국가 재정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 집값 문제는 강남·북 간 불균형 발전의 산물”이라며 “강남 집값을 잡으려면 정부가 강북 개발을 위한 적극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