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폭탄’ 효과없자 재건축 ‘폭격’
重課稅위주 두차례 대책 사실상 실패 단기적으론 재건축 상승세 주춤할 듯 실수요자 욕구 무시한 억제책은 한계 “집값 잡으려면 江南 공급물량 늘려야”
정부의 ‘3·30 부동산대책’ 발표로 참여정부와 강남(江南) 부동산 시장 간 ‘제3라운드 힘 겨루기’가 시작됐다. 지난 두 차례 싸움은 재건축단지 임대아파트 의무화를 골간으로 하는 2003년의 10·29조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고가 주택자 종합부동산세 확대를 골간으로 한 8·31조치(2005년)였다. 참여정부 임기가 2년이 채 안 남았고, 후속 선거 일정까지 감안하면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부동산대책이다. 시간이 촉박할 뿐 아니라 이번마저 약발이 안 먹힐 경우 시장은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작년 8·31조치는 강남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세금 압박을 가중시켜 ‘탈(脫)강남’을 유도했던 조치였다. 3·30조치는 개발 이익을 환수, 강남 아파트 진입 욕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다.
시장 전문가들의 다수 견해를 종합하면 3·30조치는 단기적으로 재건축 상승세를 차단하는 데 효과가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수요 억제 조치이기 때문에 질 좋은 주택 공급을 원하는 시장을 다스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시장에는 두 가지 중대 변수가 맞닥쳐 있다. 첫째 ‘세금 중과, 이익 환수라는 정부정책이 시장에 제대로 먹히는가’ 하는 점이다. 둘째는 ‘정부가 강남 진입 욕구를 원천 차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차단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세금 중과에 대한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봉쇄효과’(Lock-in Effect)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른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팔고 싶어도 과도한 양도세 때문에 못 팔아 공급부족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3년 전 대기업 전무로 퇴직한 A씨(서초구 서초동). “퇴직 3년째지만 강남을 떠날 생각이 없다. 양도세로 다 나갈 것이고, 여기 살아야 생활 편익시설을 누릴 수 있다.”
정부정책 불신에 따른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공급이 적다면 (그간 경험을 볼 때) 매도 때 세금을 매수인에게 전가시키면 된다는 강남 불패(不敗) 의식이 팽배합니다.”(강남구 대치동 B공인중개사무소 김모 사장)
전문가들은 3·30조치로 ‘강남 진입 욕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한다. ‘강남 아파트 수요자’는 누구인가. 정부는 ‘투기 세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잠실 S공인중개 K사장은 “매수인들의 70~80%는 더 크고, 좋은 주택에 살려는 실수요 중산층들”이라고 말했다. 수요 파악이 틀렸으니 정책이 제대로 될 리 없다는 지적이다.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들 만큼 성장했으니 ‘질 좋은 주거 환경’ 수요가 늘어나는 현실을 인정하라는 지적도 많다. 건교부 고위 관계자도 “우리나라의 평균 주거면적은 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적으며, 일본과 비교해도 70% 수준에 불과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평균 주거면적은 6.1평(2000년). 일본(10평·1998년)보다도 훨씬 작다.
강남문제 해결 방안은 뭘까. ‘늦었지만 공급 확대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건교부는 “강남 아파트를 몽땅 재건축 해봐야 순수하게 늘어나는 가구 수는 8000가구에 불과하다”며 재건축 확대의 한계를 역설한다. 그러나 이조차 공급하지 않고 몽땅 묶는 조치로 일관한다면 시장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공급 중단?기존 아파트값 상승’의 풍선효과는 지금도 확산 중이다. 강남 아파트 중 재건축이 추진 중인 가구 수가 10만 가구. 과감하게 조기 확대 개발하고, 동시에 송파신도시 개발, 강북 개발 활성화를 통한 이중·삼중의 동시 다발전이 아니고서는 강남 수요를 잡기 힘들다는 게 시장 얘기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도는 개발 이익을 국가와 집 주인이 나눠먹자는 대책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강남의 고급 주택 수요에 부응할 만한 공급 확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